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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83):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만남

2022년 11월 29일(화) 17:09 [주간문경]

 

 

↑↑ 지홍기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전(前) 국가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주)문경사랑

 

인문학의 개념

“인공지능(AI)은 이성적 판단을 하지만 아직 인간의 감정의 영역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논리는 감정은 모두 근대성의 산물로, 감정은 이성을 설명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차적인 가치다. 이성과 감정은 대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둘의 조화는 과제가 될 수 없다. 인간의 어떤 모습이 이성적인 모습이고 감정적인 모습인지는 상황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이는 일찍이 흑인 남성은 폭력적이고 여성은 감정적으로 인종화 또는 성별화 되어 있다.

이성, 합리성, 일관성은 특정 시기 인간에 대한 개념이었을 뿐 이미 현상학,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정신분석 등에서 수많은 반론이 있었고 지금은 거의 적용되지 않는 이론이다. 이제 형법에서도 용의자의 다중인격 증상을 형량 감경 사유로 보지 않는다. 다중성은 정상이다. 만일 감정이 당대 AI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신경생리학에서 연구하는 인간의 기분(Mood) 개념을 연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 사회에서 AI와 인문학에 대한 논의는 첨단 이미지와 달리, 시대착오적이다.

인문학 시대의 과학기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문학의 필요”라는 담론은 넘쳐나지만, “인문학의 시대에, 왜 과학기술이 필요한가”라는 말은 낯설다 못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그 사회의 사회구조에 따른 “주류 지식”이 있다. 즉, 조선시대의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열을 보면 “과학기술과 인문학은 함께 가야 하며, AI 시대 인문학이 더욱 필요하다”는 논리에서 보면 여전히 기술발전을 상수로 놓은 과학 중심적 사고이다.

따라서 기술만 발전하면 “악당들이 인체 실험”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는 인문학이 과학기술의 종속적 관계보다 대학이나 사회시스템에서 모두 절실히 요구되지만, 우리 사회는 인문학자를 양성하지 않는다.

ⓒ (주)문경사랑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

최근 기후위기, 기후 폭탄 현실에서 융합적으로 사고해야 할 주제가 ‘인문학과 과학기술’ 측면의 고민과 발상 자체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융합은 과학과 인문학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과학기술+인문학)의 융합이다.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의학 할 것 없이 모든 지식은 인문학에서 출발한다. 첨단기술도 언어의 산물이다.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언어로 사유하기 때문이다. 융합은 지식을 인문학과 과학기술로 구분하지 않고, 생태주의 관점의 자연과학자와 자본주의의 원리에 투철한 기능주의자가 있다. 전자는 생물학자, 후자는 사회학자라고 불리지만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분류가 융합이라 생각된다.

인문과 과학기술의 지능화

우리는 기술 대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인간․기계․사물과 현실․가상 세계가 초연결․지능화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도 기술을 선점한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고 설파했다. 첨단 과학기술로 촉발된 이 거대한 문명사적 변혁 앞에서 인문사회 분야도 변화의 물결이 불고 있다. 인문과 첨단 과학기술은 분리되기보다 상호 연결로 지능화되고 있다.

포스트 휴먼시대

일상의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내비게이션, 웨어러블 장비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으로 남긴다. 보행 시간과 발걸음 수, 통화와 문자, 자동차로 이동한 거리․장소․시간, 몸 상태 등이 기록된다. 이는 데이터로 저장돼 클라우드로 연결된다.

사물인터넷, AI, 로봇, 뇌 과학 등이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를 실현해 가는 속도와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이 노동으로, AI가 인간 두뇌로, 빅데이터가 새로운 자본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증강된 인간이 출현하는 “포스트 휴먼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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