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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읽기(75)-해수부 공무원, 죽으면 끝인가?

2022년 06월 24일(금) 16:49 [주간문경]

 

 

↑↑ 강성주
전 재경문경시향우회장
전 포항문화방송 사장

ⓒ (주)문경사랑

 

거짓은 참[眞]을 이기지 못한다.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대준․46) 피살 사건이 흘러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 16일 국방부는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2년 전의 발표에 대해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정정하고, 사과했다. 국방부는 “당시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언론에 입장을 바꾸어 설명했다”고 실토했다.

정부, “월북” 발표(2020년 9월)

사건 발생 2년도 되지 않았으니 아직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서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됐다. 그 뒤 그는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이어 시신이 소각됐다.

그때 정부는 “그 공무원이 도박 빚이 많아, 월북(越北)했다”고 발표했다(해경, 9.29). 가족들은 울면서 항의했다. “도박하다가 빚진 사람이 전국에 수십만명도 넘을텐데, 그러면 다 북한으로 넘어가냐?”고 울부짖었다. “정확한 사망 경위와 원인, 시간이라도 알려줘야, 장례라도 치룰 것 아니냐?” “월북한 사람은 총 맞아 죽고 시신이 소각돼도 상관없냐?”고 항의했다. 문재인 정부는 모른 척, 외면했다.

그래서 유가족은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작년 11월 청와대가 이 사건과 관련해 보고받은 내용과 지시한 내용 등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공개는 커녕 2심에 항소했고, 관련 자료는 퇴임과 함께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감춰버렸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 항소를 취하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기로 했다.

대통령, 구출 지시 없었다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 관련 내용을 당시 언론보도 내용을 참고해서 정리하면 시간대별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①21일 11시30분;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 소연평도 남쪽 2.2km 해상에서 실종. 해경․해군 등 30여 시간 일대 수색했으나 못 찾음.

②22일 18시 36분; 문 대통령 “이씨의 신병이 북한군측에 확보됐다”라는 내용을 서면(書面)보고 받는다.

③22일 22시 30분; 북한, 이씨 사살, 시신 소각(22시11분; 군, 소각 관측)

④23일 새벽 1시~2시 30분; 관계 장관 5명 청와대 회의(서훈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박지원 국정원장, 이인영 통일장관, 서욱 국방장관)

⑤23일 08시 30분; 서훈 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대통령 대면(對面) 보고

⑥24일 11시; 국방부 “북한, 우리 국민에게 총격 가하고 시신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한다.

⑦25일, 북한, 시신 소각 부정하는 대남통지문 발송

⑧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답변 지침 국방부에 하달하자, 국방부 “시신소각 추정, 정확한 진상 파악위한 공동조사 필요”하다고 입장 변경한다. 해경도 “자진 월북으로 판단 된다”고 발표(29일)

⑨28일; 민주당, “월북은 사실로 보인다”며 이씨 자진 월북을 주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씨가 실종돼서 북한 해변에 도착할 때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또 시신 소각이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군당국에 관측될 때까지의 4~6시간 동안 “이씨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국방부, 해경 등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잠자고 장관들은 회의만 했다. 한번 살펴보자.

남북한 직통전화는 어디에 쓰나?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밤새 잠만 잤다. 그는 저녁 6시 36분, “우리 해수부 공무원 한 사람이 실종돼 찾아 봤더니, 지금 신병이 북한측에 확보된 것 같다”는 보고를 서면으로 받았다. 읽어 보고 그냥 잘게 아니라, “이 공무원이 생명을 위협받지 않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하라”고 한마디 지시하고 자도 자야하는 거 아닌가? 대통령은 그날 밤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도 않고, 참석도 않고, 결과도 보고받지 않고 계속 자버렸다. 이 사실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안보실장이 ”대통령이 출근한 뒤 8시 반에 대면보고를 드렸다“고 한데서 드러난다.

다음, 국방부나 해경도 무능했다. 이대준 씨가 해수부 어업지도선에서 정확하게 몇 시에 실종됐는지도 몰랐다. “밥 때가 됐는데, 나타나지 않아서, 찾아보니 없더라”고 했다. 이씨가 구명복을 입고, 스치로폼같은 부유물을 타고 30시간 이상 바다를 떠 다녔는데도 해군이나 해경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으니, 이들은 뭘 지키고, 뭘 감시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또 청와대는 이 사건이 나기 2년 전(2018.4.20) 남북한 정상 간 직통전화가 개통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시험통화도 하고, 북한과 언제나 통화가 가능하다고 국민들에게 말했다. 또 서해 현장에서는 어업지도선이나 해경, 해군 함정에는 북한과 접촉하는 통신수단이 있다고 했다.

공무원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청와대, 대통령, 국방부, 통일부가 무슨 소용이 있고, 직통전화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대통령이 쇼(Show)할 때 쓰는 도구인가? 그래서 공무원 이씨의 유족들이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가 무슨 소용인가?

감사원이 17일부터 “관계 기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월북으로 몰아 갔는지” 감사에 들어갔으니까, 정확한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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