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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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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09일(토) 09:0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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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중국 고전 중 사서(四書)의 하나인 ‘중용(中庸)’은 노(魯)나라 공자(孔子, 552~479 B.C.)의 손자이고 증자(曾子, 506~? B.C.)의 제자이며 맹자(孟子, 372~289 B.C.)의 스승인 자사(子思, 492~432 B.C.)가 지은 한 권의 책이다.
본명이 공급(孔伋)인 자사가 편집한 이 책자는 천인합일(天人合一), 곧 하늘과 사람은 하나로 합치된다는 원리를 설명하고, 과불급(過不及)이 없으며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중용의 덕(德)과 덕의 도(道)를 강조하는 유교(儒敎)의 종합적 해명서이다.
‘중용’에 실린 글에서 공자(孔子, 552~479 B.C.)는 중용을 ‘군자로서 때에 맞게 하는 것[君子而時中 군자이시중]’이라고 해석하였다. 그리고 먼 훗날 남송(南宋)의 성리학(性理學) 대성자인 주희(朱熹), 곧 주자(朱子, 1130~1200)는 북송(北宋)의 대유(大儒)인 정자(程子), 즉 정호(程顥, 1032~1085)와 정이(程頤, 1033~1107) 형제의 말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은 해설을 ‘중용’의 책머리에 실었다.
“편벽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 하고 바뀌지 않은 것을 ‘용(庸)’이라 한다[不偏之謂中 不易之謂庸 불편지위중 불역지위용]. 중은 천하의 바른 길이요 용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다[中者天下之正道 庸者天下之定理 중자천하지정도 용자천하지정리]”
이러한 중용사상은 일찍이 중국과 인도(印度)에서 창도되었지만 유럽의 그리스에서도 중용(mesotes)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그리스에 있어 플라톤(Platon)의 제자이자 알렌산더(Alexander) 대왕의 스승이며 소요학파(逍遙學派, peripatetic school)의 창시자이기도 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384~322 B.C.)는 윤리학(倫理學)의 한 영역인 덕론(德論, Tugendlehre)을 제창했으며, 중용을 이 덕론의 중심개념으로 삼았다.
즉, 당시의 중용은 이성(理性)에 의하여 욕망을 통제하고 지견(知見)에 의하여 과대와 과소의 양극의 올바른 중간을 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론의 중심개념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용이라는 것은 고대로부터 동서양 공히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그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깊이 있게 이루어져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이나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를 실천코자 함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자연세계에 있어서는, 우주의 천체가 운행한지 150억년, 지구상의 절후가 생겨난 지 45억년, 생태계(生態系)의 진화가 시작된 지 수억 년이 지나는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모두 중심을 잡고 안정을 유지하며 균형을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니, 실로 완벽한 중용의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백만 년 변천돼온 인간사회와 수만 년 발전돼온 인류문명은 자연처럼 그렇게 중용다운 길 만을 걸어왔다고 볼 수 없다.
한 쪽으로 치우쳐서 공정하고 공평함을 잃어버리거나 떳떳하고 정당하지 못한 경우도 허다히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탈선이나 이탈에도 불구하고 전체 흐름의 물줄기는 중정(中正)으로 수렴하는 성향을 보였기 때문에 인간사회는 소멸하지 않았고 인류문명은 퇴보하지 않았던 것이다.
중용은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과불급이 없는 곳에 진실이 있다는 이론이고, 중용의 길, 곧 중용지도는 마음의 중심을 바로 잡고 항상 떳떳하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옳고 그름이나 선(善)과 악(惡)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옳고 그름의 중간위치에 앉거나 선과 악의 가운데를 취하는 것이 중용이라고 할 수 없으며, 상반된 두 수치의 평균값을 따르는 것만이 중용의 길을 간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중용을 잘못 해석하고 따르게 되면 정오(正誤)와 선악이 분명치 않은 무소신과 기회주의 및 보신위주로 흘러 가치판단의 혼란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치우치지 않은 중심성과 떳떳한 정당성을 양대륙으로 한 중용의 사상과 실천이 자연세계에서와 같이 인간사회에도 널리 보편화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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