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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과 행정구역

2019년 03월 29일(금) 16:17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국가를 통치함에 있어 통치자, 즉 중앙정부가 국토 전체와 국민 모두를 직접 다스리기는 어렵고 비효율적이어서 국토공간을 여러 개로 나누어 계층(階層)과 구역(區域)을 두게 되니, 이는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이 동일하다.

나라에 따라 계층의 수는 다양하지만 2․3계층이 가장 많으며, 우리나라는 시․도-시․군․구-읍․면․동의 3계층으로 되어 있다.

행정의 공간적 단위인 구역을 획정함에 있어 필요한 요소는 크기와 경계 및 중심지이므로 구역의 설정과 변경에는 많은 어려움과 저항에 당면하게 된다.

역사적 전통성과 경제적 편리성이 상반되는 경우에는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되며, 특히 구역의 중심지를 결정하는 것은 지역발전과 직결되므로 주민간의 갈등이 심화된다.

신설되는 경우에는 위치와 명칭이 논의의 대상이 되고, 변경되는 경우에는 경계와 귀속이 관심사항이 된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사이에 있었던 구역개편의 한 일화를 소개코자 한다.

우리나라 인삼의 주산지인 금산(錦山)은 원래 충남의 한 군으로 소속되어 있었으나, 1896년에 전라북도로 편입되었다.

경부선철도가 지나가고 대전시가 성장하여 충남의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북의 도청인 전주는 아주 멀고 충남 도청인 대전은 바로 인접하게 된 금산은 당연히 충남으로의 편입을 원하게 되었다.

주민 모두의 뜻에 따라 편입을 받겠다는 윤태호(尹泰皓) 충남지사와 인삼의 보고인 금산을 내줄 수 없다는 김인(金仁) 전북지사와의 사이에 큰 대립과 갈등이 생겼다.

그러나 금산군민의 강력한 요구와 정치권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 전북은 금산을 주는 대신에 전북 익산군(益山郡)과 붙어 있는 논산군(論山郡)이나 군산시(群山市)와 인접해 있는 서천군(舒川郡) 중의 하나를 달라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충남에서는 그 곳 주민들이 대부분 원하면 그렇게 하겠다 하였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두 곳 모두 전북으로 편입되는 것을 반대함으로써 이 타협안은 무산되었다. 그리하여 나온 대안이 바다 경계선의 조정이었다.

당시 두 도간 황해(黃海)상의 경계선은 군산과 서천 사이의 금강(錦江)하구에서 서쪽으로 뻗어 있는 북위36도선으로 되어 있었는데, 금산을 주는 대가로 바다 경계선을 금강 하구에서 훨씬 북쪽으로 거어서 전북의 영해(領海)면적을 크게 넓혔던 것이다.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거쳐 1963년 1월 1일자로 금산군이 충청남도로 편입되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1995년에 민선자치제를 앞두고 시행된 도농통합(都農統合)의 구역개편은 원래 뿌리가 같은 시와 군을 재결합하는 것이어서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지만 역사와 배경이 다른 것일 때는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융합이므로 지극히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광역시(廣域市)의 독립에 따른 기존 도청(都廳)의 이전 입지문제도 큰 진통을 겪는 과제중의 하나이다.

경남도청의 유치를 위해 마산(馬山)과 진주(晉州)가 오랫동안 다투다가 결국 신도시 창원(昌原)으로 이전하였고, 전남도청도 여러 곳의 경합이 있었으나 2005년 11월 11일에 목포(木浦)와 무안(務安)사이의 무안군 삼향읍(三鄕邑) 오룡(五龍)길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충남도청은 역시 여러 시․군 간의 경쟁이 있었으나 2013년 1월 2일에 홍성(洪城)과 예산(禮山)사이의 홍성군 홍북면(洪北面) 충남대로(忠南大路)로 옮겨갔으며, 경북도청 역시 오래도록 많은 갈등을 겪어오다가 2016년 3월 10일자로 안동(安東)과 예천(醴泉)사이에 있는 안동시 풍천면(豐川面) 도청대로(道廳大路)로 정착하게 되었다.

구역개편의 원칙은 주민생활의 편의향상과 행정효율 제고 및 장래발전성 확보에 두고, 그 기준으로는 등질성(等質性)과 결절성(結節性) 및 계획성(計劃性)을 적절히 적용하여 적정한 수의 계층과 적정한 규모의 구역과 적정한 위치의 중심성을 확보토록 해야 한다.

불합리하고도 시의에 맞지 않은 우리나라 계층 및 구역체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점차 개선돼 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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