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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시(天時)와 지리(地理)와 인화(人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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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0일(화) 16:29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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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중국의 고전인 ≪맹자(孟子)≫의 공손축편(公孫丑篇)에 전국시대 아성(亞聖)인 맹자(372~289 B.C.)의 다음과 같은 말이 소개되어 있다.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理) 지리불여인화(地理不如人和).” 하늘의 시운은 땅의 이치만 못하고, 땅의 이치는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천시, 곧 하늘의 시운은 주야․계절․기후 등과 같이 때를 따라서 돌아가는 자연의 현상으로서 하늘의 도움이 있는 시기를 말하고, 지리, 곧 땅의 이치는 산천과 해륙의 상태로서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조건을 일컫는다. 그리고 인화, 곧 사람의 화합은 위정자가 백성을 사랑하고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정치를 행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인심의 결합인 것이다.
중국 삼국시대 때, 촉(蜀)과 오(吳)는 제갈량(諸葛亮, 181~234)의 계략에 따라 연합군을 결성하여 208년에 호북성(湖北省) 양자강(揚子江) 연안의 적벽(赤壁) 아래에서 위(衛)의 조조(曹操) 군대와 대전을 치루었다. 연합군의 대 승리로 끝난 적벽대전의 핵심은 적시에 동남풍이 불어주어 화공(火攻)을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
북서풍이 불던 계절에 동남풍이 불었던 것은 천시의 도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의 발발로 일본군이 파죽지세로 북진하고 있을 때, 처음으로 승전고를 울린 것이 한산도대첩(閑山島大捷)이었다.
선조(宣祖) 25년 1592년 7월에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은 적은 병력을 가지고 일본 군선 70여척을 침몰시켜 대승을 거두었는데, 이는 섬들의 위치와 지형․지세, 그리고 해류와 물결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이용한 지리적 혜택에 힘 입은 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임진왜란 당시 권율(權慄, 1537~1599) 장군이 거둔 행주대첩(幸州大捷)은 1593년 2월 12일에 일만여 군민이 활과 행주치마로 날라 온 돌을 가지고 대포와 소총으로 무장한 3만여 일본군대를 물리쳤던 것이다. 군과 백성이 일치단결하여 가져 온 인화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을 만물의 바탕이라 하여 삼재(三才)라 하고, 세 개의 극단이라는 뜻으로 삼극(三極)이라 한다. 또한 세 가지 으뜸이라 하여 삼원(三元)이라고도 하며, 세 개의 표준이란 뜻으로 삼의(三儀)라고도 부른다.
이들 삼재가 갖고 있는 기운을 각각 천기(天氣)와 지기(地氣) 및 인기(人氣)라 한다. 천기는 천시에 맞게 하늘에 나타나는 조짐으로서 자연의 기상 상태로 나타나고, 지기는 지리의 결집으로 나타나는 땅의 기운, 또는 대지의 정기라고도 할 수 있으며, 인기는 인화와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 사람의 기개(氣槪)이자 의기(意氣)인 것이다. 사람은 이들 삼기를 받아 생존을 영위하고 정기를 촉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들 삼기의 근원이 되는 천시와 지리 및 인화를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맹자의 말씀과 같이 천시보다는 지리가 더 중요하고 지리보다는 인화가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천시와 지리와 인화가 서로 배반적인 관계에 놓일 때는 먼저 인화를 택하고 다음에 지리를 택함이 옳을 것이다. 가능하면 이들 삼자가 서로 배반됨이 없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관계로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주 창생과 함께 시작된 천시는 150억년이 되었고, 지구 출현과 같이 생성된 지리는 45억년이 되었으며, 직립원인(直立猿人)과 더불어 같이 나타난 인화는 400만년이 되었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시의적절한 천시와 유익한 지리와 조화로운 인화가 변함없이 유지되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이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다음에 지은 ≪후육곡(後六曲)≫에 포함된 시조 한 수를 소개한다.
“청산은 얻디하여 만고에 프르르며/유수는 얻디하여 주야에 긋디 아니는고/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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