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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영토분쟁(47): 아시아의 영토분쟁-쿠릴(Kuril)열도 분쟁(3)

2018년 11월 13일(화) 09:13 [주간문경]

 

앞에서 정리했듯이 <쿠릴열도>는 남(南)쿠릴의 4개 섬을 일본이 갖고 나머지는 러시아가 갖는 것으로 정해지고, 또 <사할린>섬(72,500 평방Km)은 두 나라가 협동[共同]으로 관할하는 지역으로 정해졌지만, 이 약속이 완전하게 지켜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본은 땅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계속 교섭을 진행하면서 이들 지역으로의 자국민의 이주를 방치했다. 그래서 두 나라는 <통상우호조약>을 맺은지 20년 만인 1875년 국경[영토]과 관련한 새로운 조약을 맺기에 이른다.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조약>(일본은 이 조약을 ‘화태(樺太,사할린) -천도(千島,쿠릴) 교환조약’이라고 부른다)이다. 내용은 크게 3가지이다.

①“러시아는 중(中)쿠릴과 북(北)쿠릴 열도를 일본에 넘겨준다”
(즉, <쿠릴 열도> 전부가 일본 차지가 된 것이다.)
②“일본은 공동 관리 지역인 사할린 전체를 러시아령으로 인정한다”
(즉, 사할린 섬은 모두 러시아 차지가 된 것이다.)
③“러시아는 사할린에 있던 일본인의 재산을 배상하고 일본의 어업권을 승인 한다”

그러나 30년 뒤인 1905년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포츠머스조약>에 따라 북위 50도선(두 나라는 남북한의 휴전선처럼 50도선을 따라 일직선으로 동서 131Km에 폭 10m를 공터로 하는 국경선을 그었다) 남쪽의 사할린을 러시아로부터 넘겨받아(미나미가라후토, 南樺太) 행정기관까지 두고 이 땅을 다스린다. 이어 러시아가 10월 혁명과 이은 내전의 와중에 있던 1918년에서 1925년 사이에는 사할린의 북쪽까지 차지하고, 2차 대전 중인 1943년에는 사할린 남부는 식민지가 아니라 일본 본토(外地가 아닌 內地)에 편입하기까지 했다. 결국 <쿠릴열도>는 전부 일본이 갖고, <사할린>은 전부 러시아가 다스린다고 하는 이 조약은 1875년부터 러일전쟁이 끝나는 1905년까지 30년만 유효했다.

그로부터 다시 몇십 년이 흘러, 2차 대전의 막바지인 1943년. 미국, 영국, 중국, 소련 등 연합국 대표들은 이집트의 카이로(Cairo)에서 회담을 갖고, 일본에 대한 마지막 공격 문제를 협의하고, 일본이 장차 항복할 경우, 일본의 영토 범위에 관해서도 의견을 정리했다. 연합국 정상들은 “일본의 주권은 혼슈(本州), 홋카이도(北海道), 규슈(九州), 시코쿠(四國)와 부근 작은 섬들에만 미치며, 남사할린과 쿠릴열도는 제외한다“고 합의했다.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은 카이로선언을 그대로 이어받아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영토범위에 관한 재확인“ 등이 있었다.(식민지 ‘조선’의 독립도 이 과정에서 확정됐다)

다시 <쿠릴열도>로 돌아가면, 소련은 1945년 8월 8일 밤 11시(이 시간은 모스크바 시각으로, 우리로서는 8월 9일이 된다)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물밀 듯이 쳐내려왔다. 이후 소련군은 카이로와 포츠담선언에서 발표한대로, 사할린과 쿠릴열도 전부를 (1945.9.1.까지)점령했다. 전쟁에 진 일본은 사할린과 쿠릴열도 전부를 소련에 빼앗겼다. 일본도 할 말이 없게 됐다. 40년 전 러일전쟁에서 이겨서 빼앗은 땅인데, 2차 대전에서 져서 빼앗겼으니, 뭐라고 하겠는가?

우리가 알듯이 일본은 연합국의 군정(軍政)통치를 받았고, 1951년 <샌프란시스코평화(강화)조약, Treaty of Peace with Japan 또는 San Francisco Peace Treaty>으로 2차 대전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은 독도 문제를 다룰 때 다시 등장한다) 소련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련과 일본은 5년 뒤인 1956년 10월 19일 종전(終戰)에 관한 공동선언(Soviet-Japanese Joint Declaration of 1956)에 서명하고 국교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건 종전선언이지, 평화협정이 체결된 게 아니었다. 전쟁상태만 끝낸다는 거였다. 이 공동성명 제 9항에서 “소련은 일. 소 두 나라가 평화조약을 체결하면, <시코탄>과 <하보마이 군도>를 일본에 넘기는 것에 동의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미국이었다. 1960년 일본은 미국과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에 따라 미군(美軍)이 일본에 주둔하게 됐다. 동서 간에 냉전(冷戰)이 한창일 때인데 러시아가 그냥 있을 리가 없다. 소련은 외국군(즉, 美軍)이 철수해야 1956년 공동선언의 조항을 이행할 수 있다고 방침을 바꾼 것이다. 소련이 입장을 이렇게 바꾸자 그 동안 일본 내에서 잠복하고 있던 ‘4개섬 전부 반환’이라는 강경 주장이 힘을 얻어, 일본도 ‘2개 섬’이 아니라 ‘4개섬 전부’를 돌려 달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일이 점점 꼬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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