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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영토분쟁(16): '천정 없는 지옥, 가자 지구'

2018년 11월 12일(월) 18:15 [주간문경]

 

지난주에 살펴본 것처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있어서 팔레스타인측의 가장 근본적인 입장과 전략은 '실지 회복(失地 回復)'이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그 실지회복의 방법을 놓고 양분돼 있는 실정이다.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政派)인 파타(Fatah)와 무장 세력인 하마스(Hamas)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파타(Fatah)당은 국제사회와 협조해 이스라엘을 압박해서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실지를 회복하고 이스라엘과 공존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반면 하마스(Hamas)당은 무장투쟁을 동원해서라도 점령당한 땅을 되찾아 독립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지난번에 살펴봤듯이 1994년의 오슬로(Oslo)평화협정에서 합의된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가자 지구 등에서 하마스의 입장이 강화되고 있다. 무장투쟁세력인 하마스는 지난 2006년 1월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팔레스타인의 집권세력으로 부상한 적도 있을 정도이다. 현재 요르단 강 서안지구는 파타당이, 가자 지구는 하마스당이 각각 지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하마스당이 지배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 대한 경제적 제재와 물리적 봉쇄를 지난 2006년부터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병원 입원을 제외한 50세 이하의 팔레스타인인에게는 여행허가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으며,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과 지하 땅굴 침투를 막는다는 이유로 관련 물자의 반입 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트럭 출입도 하루 850대로 제한하고 있다. (인구 180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에 대한 물류가 하루 트럭 850대로 제한되고 있다) 게다가 담과 펜스 설치로 지상을 봉쇄하는 것도 모자라 가자 지구 봉쇄 담벽을 따라 지하로도 깊이 십 수 미터의 차단벽 설치를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일본 NHK가 작년 9월에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가자지구의 앞 바다는 이스라엘 해군이 봉쇄하고 있다. 생필품, 의료품, 교과서 등의 반입도 이스라엘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될 정도이다. 외신들은 이러한 가자 지구를 '천정 없는 지옥'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에 있는 파타당이 지배하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도 상황이 비슷하다. 서안 지구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온전하게 행정과 치안을 관할하는 지역은 2%에 불과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력하는 지역이 26%,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는 지역이 72%에 달한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투쟁을 주장하는 하마스당이 제1당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인한 점령지를 영구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 나가는 한편 이스라엘의 수도를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으로 옮기고(1980),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옛 수도인 텔아비브(Tel Aviv)에서 동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한다고 하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감정이 다시 격화되기 시작한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역사를 보면, 이렇게 팔레스타인인들의 감정-국민정서-를 자극하는 조치를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취하고, 거기에 반응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테러나 공격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예정된 다음 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수법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비슷한 일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핵 협상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해, 협상이 꼬이는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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