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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화단운동 (4)

2018년 11월 12일(월) 15:27 [주간문경]

 

23. 의화단운동 (4)

사실은 8개국 연합군이 베이징을 점령한 뒤 청나라 정부와 협상하는 문제를 먼저 다루어야 하지만, 이것은 8개국의 이해가 엇갈려 무려 13개월이나 걸리는 바람에 비교적 간단한 러시아와의 협정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러시아가 얼마나 엉큼한지 좀 이해가 가시리라 봅니다.
러시아는 1860년 베이징 조약 등을 통해 모두 100만 평방킬로미터(무려 남한 땅의 10배입니다) 정도의 땅을 획득했는데도 또 그 넓은 만주 땅을 탐내는 것을 보면 좀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연합국 군대의 문화재 약탈 등은 우리가 이미 살펴봤지만, 의화단의 난으로 인한 서양 열강들의 피해 보상 등을 다룰 협상은 청나라의 협상 대표 선정 문제 또 연합국 안에서의 서로 간의 이해 충돌 등으로 시간을 끕니다. 그렇지만 13개월간의 협상 끝에 청나라와 연합국은 1901년 9월 <북경의정서(北京議定書)>에 서명하게 됩니다. 이 <북경의정서>는 1901년 신축년에 맺어 졌다고 해서, <신축조약(申丑條約)>이라고도 부릅니다. 서태후와 광서제는 시안으로 피난을 가 있어서, 청나라 대표는 황족인 경친왕(慶親王) 혁광(奕  : 건륭제의 17번째 아들 영린(永璘)의 손자)과 직예성 총독 겸 북양대신 이홍장(李鴻章)이 맡았고, 이해관계가 각각 다른 연합군 측에서는 독일 출신의 알프레드 폰 발더제(Alfred von Waldersee) 장군이 맡게 됐습니다. 발더제 장군은 연합군의 베이징 진격을 지휘했던 총사령관으로서, 그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홍장의 협상 대표 자격만 해도 러시아는 이홍장을 친러시아파로 간주해 환영한데 비해, 영국, 일본, 독일 쪽에서는 이홍장을 의심하고 반대하는 등 협상 초기부터 신경전이 심하게 전개됐습니다. 또 영국은 홍콩을 비롯해 중국의 동남쪽 지역을 욕심내는데 비해, 러시아는 만주와 몽골, 신장(新疆) 지역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으며 독일 또한 군대를 증파하면서까지 이권을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어서 자칫하면 의화단의 난을 평정한 연합군 끼리 한판 붙을 위기에까지 다다릅니다.
이에 영토 욕심이 비교적 적고, 제국주의 이권 다툼에 끼어들지 않은 미국이 중재에 나섭니다. 미국은 영토 분할에 욕심을 내는 영국과 러시아, 독일 등을 설득해 "우리 미국은 영토 욕심이 전혀 없다. 청나라 국토와 황실은 건드리지 말고, 이권을 골고루 나누면 되지 않느냐?"라고 설득에 나서서 다른 나라들로부터 동의를 받아내, 겨우 국면을 진정시킵니다. 그리고는 시간을 오래 끌면 연합국 안에서 또 어떤 다툼이 생길지 몰라, 열강들이 수긍할 수 있는 화의 조건을 담은 협상안 -화의대강 12조- 을 마련해 청 나라 측에 넘깁니다. 이 때가 1900년도 저물어 가는 12월 23일입니다. 연합 8개국 군이 베이징을 점령한 지도 벌써 넉 달이 지났습니다. 이 협상안 작성에는 연합 8개국 외에 네델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 3개국이 추가돼, 모두 11개 나라의 이해관계가 담겨 있었습니다.
청나라 대표인 혁광과 이홍장은 '이 협상안은 첨삭할 수 없다'는 연합국 측의 통고와 함께 그 내용을 실권자 서태후와 황제 광서제가 있는 시안으로 보냅니다. 서태후는 청나라의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다는 점 그리고 의화단의 난에 대한 책임자 처벌에 자신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즉시 "OK" 사인을 협상 대표들한테 보냅니다. 이렇게 협상안의 큰 테두리는 정해 졌지만, 세부 협상은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의화단 운동 주모자와 관련자의 처벌 범위와 수위에 관한 문제, 또 배상금의 액수와 지불 방법에 대해서는 열강 간에 의견의 차이가 컸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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