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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과 국사이념

2018년 01월 09일(화) 17:24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현실이 지나가면 과거가 되고 과거가 쌓이면 역사가 된다. 역사란 인류사회의 과거에 있어서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이나 그 기록을 말한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리고 보는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다르게 내려진다. 그래서 사관(史觀)이 있고 역사관(歷史觀)이 존재한다.

역사관은 세계의 구조 및 발전 등의 역사에 대한 체계 있는 견해를 일컫는다. 그리고 사관(독어 Geschichtsauffassung)이란 말은 역사적 현상을 전적(全的)으로 파악하여 이것을 해석하는 입장, 즉 역사를 보는 관점을 뜻하고 있다.

사관 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상반되는 것은 아마 유물사관(唯物史觀)과 유심사관(唯心史觀)이라고 할 수 있다.

유물사관은 경제적 및 물질적 생활관계를 역사적 발전의 궁극적 원동력으로 생각하는 사관으로서, 마르크스주의(Marxism)의 역사관과 같은 것이며, 유심사관은 역사적인 근본동력을 인간의 이성(理性)과 도덕의식, 또는 개인의 영웅적 행동 등의 정신작용에서 구하는 역사관이다.

그리고 정치사상적 측면에서는 좌익사관(左翼史觀)과 우익사관(右翼史觀)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으니, 좌익사관은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에 치중하는 사관이고, 우익사관은 보수주의와 국수주의(國粹主義), 또는 파시즘(fascism) 등의 입장을 취하는 사관이다.

크게 보면 좌익사관은 유물사관에 가깝고 우익사관은 유심사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주체성을 기준으로 할 때에는 사대사관(事大史觀)과 자주사관(自主史觀)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바, 앞의 것은 강한 나라를 중심으로 한 의존적 역사관인데 대하여 뒤의 것은 자기 나라 중심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역사관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서 가운데 정사(正史)를 다룬 것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삼국사기(三國史記)≫이다. 고려조의 김부식(金富軾, 1075~1152)이 기전체(紀傳體)로 작성하여 1145년 인종(仁宗) 23년에 완성된 50권 10책의 귀중한 사료이다. 그런데 이 책자는 사대주의자인 김부식이 썼기 때문에 그 내용도 사대사관으로 쏠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일제점령기에는 모든 역사기술이 식민사관(植民史觀), 곧 친일사관(親日史觀)으로 흐르게 되었고,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친일적 식민사관의 잔재는 해방 70년을 맞은 오늘날까지도 아직 남아있는 실정이다.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부터는 우리 남한에도 사회주의적 좌익사관이 상당히 넓게 파급되고 있다. 그리하여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 유물사관과 사대사관 및 친일사관, 그리고 좌익사관이 확산되고 있음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으며, 조속히 제거되어야 할 역사적 과제로 되어있다.

국사가 갖고 있는 이념(理念, ideology)을 국사이념이라고 한다.

여기서 이념이라고 하는 것은 이성(理性)으로부터 얻은 최고의 개념(槪念)으로서, 이는 온 경험을 통제하는 주체가 된다. 그리고 여기의 개념은 여러 관념(觀念), 곧 생각이나 견해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추상(抽象)하여 종합한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사이념은 간단히 국사에 대한 최고의 이성적 개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무릇 국사를 탐구함에 있어서는 세 단계를 거쳐 심화시킬 수 있으니, 첫째는 사실적 기술 및 표현으로서 이는 편년체(編年體)나 기전체(紀傳體)로 쓰여지고, 둘째는 올바른 사관을 가지고 평가 ․ 해석하는 일이며, 셋째는 이성적 개념화를 통해 국사이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우리 국사는 중국과 일본에 의해, 그리고 북한에 의해서까지 왜곡되고 변질되어 만신창이가 되고 있으며, 국내에서조차 국사내용과 국사교육에 대한 논쟁과 대립이 매우 심하다.

참으로 애달프고 한심한 일이다. 하루 속히 뚜렷한 국사관을 정립하고 올바른 국사이념을 확립하여 자라는 후세들에게 바람직한 역사의식을 심어주도록 해야 하겠다.

이것이 바로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들이 수행해야 할 숭고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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