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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身言書判)

2014년 07월 18일(금) 15:35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신언서판’은 원래 중국 당(唐)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네 가지 기준이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선비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목을 일컫는 말이다.

신(身)은 몸을 이르는 글자로 신체, 신수, 풍채, 용모, 자세 등을 뜻하고, 언(言)은 입으로 하는 말을 가리키는 것으로 말씨, 언어, 발언, 구변, 언변 등을 뜻한다.

그리고 서(書)는 글이나 글씨를 일컫는 것으로 학식, 학문, 문장, 문필, 필서, 서예 등과 통하는 말이며, 판(判)은 분별하다는 뜻의 글자로서 판단, 판별, 분간, 판명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몸은 원래 하늘이 점지하고 부모가 낳아 기른 자연물이다.

다분히 천부적 속성(天賦的屬性)을 그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성장하고 활동하는 가운데 조금씩 바뀌고 변하게 된다.

가꾸고 다듬고 관리함에 따라 얼굴과 몸의 모습이 달라지게 됨으로 사람들은 누구나 적당한 영양을 취하고 몸을 단련하며 화장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수술을 하여 용모를 더 좋게 만들기도 한다.

노력하고 주의함에 따라 인간의 신체는 건강하고 보기 좋은 형태로 바뀌어갈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40세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생겼다.

풍채가 좋고 외모가 준수하며 행동 자세가 똑 바르면 일단 남에게 호감을 주고 경외심을 일으킨다.

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밖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 기호로서의 언어이다.

이와 같은 말은 태어난 다음에 익혀지는 사람만의 독특한 의사 표시의 수단이다.

자라면서, 그리고 배우면서 어휘가 늘고 말하는 기법도 발전하게 된다.

말은 적절해야 하고 적당해야 하며 정확해야 한다.

그래서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인품을 들어내는 대변적 역할을 하므로 올바르게 구사해야만 하는 것이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말이 많은 것 보니 빨갱이구나’ 같은 속담은 너무 말이 많은 것을 경계함을 뜻하고 ‘말 한 마디에 천금이 오르내린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은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書), 곧 글은 단순히 글을 많이 알고 글씨를 잘 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습득한 학식의 전부를 총칭하는 글자라고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문장을 잘 외고 글씨를 잘 쓰며 그림을 잘 그리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쇄물이 발달하고 전달 매체가 다양해진 오늘날에 와서는 그 평가가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학문과 학식 자체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과 가치가 여전히 높이 인정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삶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리고 판(判), 곧 판단은 어떤 대상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이러한 판단을 내려할 경우를 수시로 접하게 되며, 판단의 잘못에 따라 큰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많은 손실을 입기도 한다.

특히 어떤 조직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의 판단은 그 조직의 운영과 존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각별히 신중하고 현명해야 한다.

판단은 말의 방향을 결정해 주고, 글, 즉 학식은 판단과 말의 질과 수준에 영향을 주므로 ‘신언서판’ 가운데 가장 우선하는 것은 ‘서’이고 다음이 ‘판’ 이라고 할 수 있다.

외모가 단정하고 중후하며 언변이 정확하고 해박하며, 학식과 문장 수준이 높고 상황 판단이 바르고 명확하다면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신언서판’의 인격과 덕목을 갖추도록 일생 동안 힘써 연마해야 하겠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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