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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제일 좋더라!

2011년 08월 22일(월) 13:05 [주간문경]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며칠 전 저녁에 몇 집 가족이 안부도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식사도 할 겸 모처럼 모였습니다. 여럿이 모이면 늘 재담으로 좌중을 흥겹게 하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똑 같은 말이라도 그 사람이 하면 듣기가 좋고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 사람은 단연 분위기를 압도했습니다.
세상에서 서로가 제일 믿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은 부부지간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도 자주 속내를 보이는 것 역시 부부지간인 모양입니다.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고, 촌수로도 무촌인 사이지만 부부라는 연(緣)으로 자식 놓고 살다보면 온갖 홍진과 마주하게 됩니다.

꼴도 보기 싫을 때도 있고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좋을 때도 있는데, 초년에는 당신 없이는 못 산다고 하다가, 살수록 남편은 뒷전이고 자식을 더 챙기다가 나중에는 남편은 안중에도 없고 돈 없인 못 산다고 하니 세상의 남정네들 서러워 살겠습니까?
계추 한다고 모이면 자연스럽게 하는 이야기가 자식 이야기와 집안 이야기들이잖아요?

그 날도 내외지간의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 분이 한 마디로 정리하고 말았습니다.
“살아봐라 살아봐 글키 좋은가?” 정답 맞나요? 하하하
남남이 만나 40년 가까이 살았으니 온갖 미운 정 고운정이 속속들이 베었겠지요.
이제는 연식이 좀 오래되었으니 서로 간에 상체기를 낼 수 있는 말은 가려서 하는 것이 좋겠지만 너무나 만만한 사이고 보니 뜻 모를 말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의미 없이 하는 지나가는 말이라도 여럿이 있을 때는 할 말을 잠시 생각해보고 하는 것이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준 부부사이의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부부지간이 뭔지 금방 한 말이고 금방 들은 말인데도 서로가 다 잊어버린 듯한 모습은 상대를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그르려니 하고 사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금방 얼굴을 벌겋게 했는데 잠시 후엔 나는 당신이 제일 좋다며 속없이 히히 웃는 모습에서, “부부싸움 칼로 물배기”란 말을 떠 올려 봅니다.

살아보니 부부사이에는 다른 교우 사이에서 볼 수 없는 초 우위 목표가 뚜렷하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 싸움을 해서 등 돌리고 있다가도 가족 중에 누군가가 무슨 문제가 생기면, 등 돌린 것은 간데없고 대번에 문제 해결에 합심 전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사회전반에 퍼져 나가면 편 갈라서 싸울 일도 없을 텐데…….
연식이 오래 된 부부지간은 속이 썩을 대로 썩어서 이제는 속도 없고, 바라보는 눈길들이 서로가 불쌍해 보이고 측은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살아온 세월 속에 부부지간의 사연들이 배어 있을 터이니, 굳이 이거다 저거다 안하더라도 가려운 곳 정확이 긁어주는 효자 손 같은 사이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온 세상을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당신 같은 사람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남자나 여자나 밖에서 큰 소리하고 사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서로를 받쳐주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렇지 제까지께 혼자 살면 그럴 수 있겠습니까? 택도 없습니다. 제 말 맞나요? 하하하
내가 당신을 생각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하고, 당신이 나를 생각할 때 나 또한 당신을 생각하니까요.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사람'은 당신뿐이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도 당신이 아니겠습니까? 우째 입에 발린 소리 같아서 좀 거시기 합니다. 하하하

어제 저녁에는 흉허물 없는 사이의 지인들과 모처럼 拍掌大笑 하였습니다.
“글키 좋은가 살아봐라 살아봐” 생각 할수록 웃음이 나는 名言인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 자꾸만 웃음이 나서 집사람에게 한 소리 들었습니다.

“당신은 살아보이 어떻습디까?” 느닷없는 집사람의 질문에 잠시 망설였습니다.
이럴 때 대답을 잘 해야 됩니다. 아무따나 지껄이면 절단 납니다. 하하하
“내야 당신 힘으로 댕기지 뭐, 별수 있어…….”

“어이거 말이나 못하면 허허허” 집사람이 웃는 것을 보니 대답을 잘 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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