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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유친

2011년 07월 09일(토) 11:45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좋은하루되세요^^ 건강히지내세요. ㅋ”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근무지로 왔더니 다음날 월요일 아침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꿈같은 휴일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아침, 아들이 보낸 문자 안부를 보고 웃었다. 아빠가 떠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잊지 않고 안부를 전한 아들의 마음이 화면 가득히 보였다.

사실, 몇 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많지 않았다.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제법 여행도 하고 등산도 자주 하였는데,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고부터는 함께 한 추억들이 적었다. 그래서 서로 속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근무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 주말에 한 번씩 만나고부터 매일 아내와 아이들과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다. 어쩌면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있다는 느낌, 가족이라는 유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은.

“아빠 점촌에 눈 막 온다. 거긴 어때요? 그리고 저 도서관가고 있어요.”
지난 연말 초겨울, 막내아들이 보낸 문자편지였다. 없는 일, 있는 일 조근조근 우리들에게 이야기하던 형과 달리, 평소 말이 적은 막내의 글은 뜻밖이었다.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펑펑 내리는 눈처럼 보였고 내 머릿속에도 하얀 눈이 내리는 듯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먼저 문자를 보내면 마지못해 답장만 하는 막내였다. 그런데 작은 일상의 변화에 아빠를 떠올리고 먼저 소식을 전한 것이다.
고마웠다. 그리고 감사했다. 지난 날 같은 공간에 있었을 때 함께 있었지만 사실은 떨어져 있었는지 모른다. 보았지만 그냥 스쳐 지나갔고, 마음은 언제나 오지 않을 내일에 두었지 오늘 지금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함께 있던 서로에게 무관심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어떤가. 비록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서로를 염려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애비는 나에게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하신 말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렇게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몰랐다. 깊은 잠재의식에서 아버지에 대한 거리감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그 말을 듣고 새삼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그 말이 떠오르면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병실에서 깨어난 당신에게 몇 번이나 “아버지”를 불렀는지.
아마도, 그날 부른 ‘아버지’라는 보통명사는 세상 철들고 가장 많이 불렀던 말이 되었다. 아니 그때서야 비로소 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안타까움은, 당신이 어머니에게 그 말씀을 하시기까지 얼마나 마음에 담아두셨을까 하는 속절없는 자괴감이다.
그래서, 그 안타까움과 자괴감을 아이들에게 이어지지 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문자를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친할 친(親)은 설 립(立)+나무 목(木)+볼 견(見)이 합쳐진 글자라고 한다. 그리고 이 글자는 어버이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저녁 늦게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염려하면서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에 올라 먼 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을 형상하는 글자인 것이다.

이렇듯 부모를 뜻하는 친(親) 자(字)가 ‘친하다. 서로 가깝게 지내다.’ 라는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 속뜻이 크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사이는 무엇보다 친해야 한다는 세상의 이치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이는 부자유친(父子有親)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이른 아침 아들의 안부 문자를 보고 서툰 손놀림으로 휴대폰 작은 자판을 꾹꾹 눌렀다.
“아들도 좋은하루 되삼 ㅎ”


(법률상담자원봉사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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