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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花樣年華)

-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

2024년 11월 07일(목) 09:05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주)문경사랑

 

“도록이 나왔어요. 잘 나온 거 같아요~”

개인전 도록을 건네는 작가의 손이 가지런했다. 도록 표지는 단순하며 간결했다. 표지 좌측상단에 눈썹처럼 ‘이복희 첫 번째 개인전’이라고 붙어 있었다. 우측에는 명조체로 ‘자연을 그리다’라고 적혀 있었다. 작가가 그리는 대상이 풍경이라고 짐작했다.

첫 장을 펼쳤다. 한 장의 그림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풀이 우거진 어느 호숫가에 낡은 나룻배가 머문 모습이 수묵담채로 그려져 있었다. 왠지 한 호흡을 길게 하듯 편안해 보였다. 제목을 보았다. ‘쉼’이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그림 위에 전시회의 부제처럼 적혀 있었다.

“우리들은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이쁘다고 생각하는 풍경과 장면을 그리잖아요. 어쩌면 그림은 가장 아름다운 날들의 풍경을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작가는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잠시 교직에 몸담았었으나 결혼과 함께 곧장 주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마냥 사십여 년이 흘러갔다. 아이들이 자라고 어느새 예순이 넘어섰다. 그 무렵에 잊혀졌던 그림이 생각났다.

그때 마침 문경문화원에서 한국화 강좌를 개설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수강신청을 하고 다시 십여 년이 흘렀다. 일흔이 넘은 지금에서야 문득, 저 부제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에 대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세속적인 명예와 자랑에서가 아니라 지나온 삶에 대한 매듭이면서 정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가올 삶을 대하는 시야를 새롭게 하고 싶다는 자각이기도 하였다.

사실, 작가와의 인연은 최근이었다. 지난해 점촌1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개설한 ‘어반스케치’ 프로그램의 같은 수강생으로 만났었다. 그때는 단순히 그림에 관심이 있는 연치 많은 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초보자인 수강생과 달리 그림이 돋보였다. 가르치는 강사도 작가의 그림을 보고 “오늘 신들리셨네요~”라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지난 달이었다.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을 찾아온 작가는 조심스럽게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때 비로소 한국화가로서의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잊혀진 당신의 소망을 찾아내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한국화가인 작가에게 어반스케치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한국화는 평면적이면서 비과학적인 부분도 있는데 어반스케치에서는 원근감과 구도를 설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요.”

결국, 작가는 한국화가로서 어반스케치의 장점들을 배우고 있었다. 이번에 전시되는 스무 점의 그림은 풍경을 소재로 하였고 대부분 사계절 피는 꽃들과 나무 등에 집중되어 있다. 그것은 봄날의 화려함과 애틋함이기도 하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처럼 가을의 성숙함이 묻어나는 국화 같은 그림이기도 하였다.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들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뜻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떠올랐다. 작가가 그리고 싶었던 순간은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작가 자신의 화양연화가 아닐까.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일흔의 나이에 저처럼 첫 개인전을 여는 지금 이때가 바로 작가의 화양연화임을.

한국화가 이복희 작가의 첫 개인전,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전(展)은 11월 10일(일) 오후 두 시부터 같은 달 19일(화)까지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에서 열린다. 많은 이들이 작가와의 만남으로 자신들의 화양연화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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