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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생각한다

2025년 02월 25일(화) 17:49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정부부처(업무)평가위원

ⓒ (주)문경사랑

 

리더십 이론을 대학생에게 가리킬 때 첫 수업을 시작하면서 매번 던지는 질문이 있다.
“언제나 민주적(참여적) 리더십 유형이 제일 좋은 유형인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도 있지만, 아니라고 단호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학생들도 있다.

리더는 상황과 조직의 특성에 따라 유형도 달라진다는 것을 예로 들 때 등장하는 인물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박정희 대통령의 전제적(독재적) 리더십은 필요 없지만, 민주당 장면 정권의 혼란한 상황에서 5․16. 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 재임 기간 우리나라는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적 발전을 위한 국민적 에너지의 결집에 성공했으며, 이는 세계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렀다. 1961년 21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은 1979년 616억 달러로 30배 가까이 늘었다. 1961년~1979년 사이 남북한의 경제력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혼란기나 조직의 초창기, 위기 상황 속에서는 전제적 리더가 방향을 제시해주며, 수출진흥 확대회의를 통해서도 찬반 토론을 경청한 뒤 본인의 결정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 없는 방향으로 이끌어, 짧은 시간에 세계사에 전례 없는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현재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리더는 어떤 분이어야 할까? 2009년부터 10여 년간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전 세계 미래 지도자를 가르킨 강의 ‘역사 속 리더들과 리더십’을 기반으로 쓴 책 ‘다시 리더를 생각한다’가 2024년 12월 어크로스 출판그룹에서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투사처럼 반란자처럼 성자처럼 시대의 제약에 맞선 역사 속 리더들에게 리더의 자격과 조건을 묻고 있다. 우리의 리더들이 당대의 제약 안에서 혹은 그 제약들에 맞서 어떻게 체제를 운영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틀에 갇힌 결정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지켜 본다.

대공항의 영웅과 역적,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하버트 후버 미 대통령을 비교한 장면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1929년 대공황이 미국을 강타했을 당시 미 대통령은 후버였다. 그 전해 대선 당시 인도주의적 기업가로 널리 존경받았던 그는 손쉽게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대통령직을 한 번 더 거치고 몇 년 새 국민들의 신망을 완전히 잃은 채 백악관을 떠나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남게 되었다.

1932년 대선에서 후버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표 차를 기록하며, 루스벨트에게 패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이 시기를 ‘대공황’이라고 부르지만 당시 미국인들은 ‘후버 공황’이라고 불렀다. 위기에 벗어 날 정치적 기술이나, 공감 능력, 개인적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통령이 분명 조치를 취하기는 했으나, 은행에 유리한 방안들뿐이었다. 연설을 할 때도 무표정한 얼굴로 거의 웃는 법이 없었고, 다들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끼고 사회가 푹 꺼져 사라질 것만 같던 그때 후버는 사람들의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그 후 루스벨트는 ‘노변정담’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다. ‘벽 난로나 화롯가에 둘러앉아 한가롭게 주고 받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당시 대공항에 빠진 국민을 마치 벽난로 옆에서 속삭이듯 설득하는 내용으로 러시아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가 자취를 감춘 위대한 나라도 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실직과 불안정, 아이들이 배를 곯는데도 리더십 없이 갈팡질팡 헤매며 무력한 정부 탓에 그저 손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진력이 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결국엔 절망감 속에서 뭐라도 먹을 걸 손에 쥐기 바라며 자유를 희생하기로 선택한 겁니다.”

2차 세계대전도 나치즘과 파시즘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루스벨트는 상대와 언제 협력하고, 언제 싸워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링컨 대통령 이후 미국인의 삶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강한 리더십과 국민들과 공감 할 수 있는 능력. 앞으로 우리의 리더에게도 기대한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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