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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불전쟁(淸佛戰爭) : 조공국 베트남의 운명

2018년 11월 12일(월) 15:15 [주간문경]

 

12. 청불전쟁(淸佛戰爭) : 조공국 베트남의 운명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청나라와 일본은 외부로 부터 충격을 받고 나라를 바꾸기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큰 차이가 났고, 그 차이는 제국주의 시대답게 청불전쟁(淸佛戰爭, 1884~1885)과 청일전쟁(淸日戰爭, 1894~1895) 등 두 차례의 전쟁을 겪으면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청이 베트남(Vietnam)의 지배권을 두고 프랑스와 벌인 청불전쟁은 청일(淸日)전쟁보다 딱 10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인도를 놓고 영국과의 경쟁에서 패배한(1757년 플라시 전투) 프랑스는 인도를 포기하는 대신 더 동쪽으로 이동해 인도차이나 반도를 공략합니다.
1615년경 예수회 선교사를 앞세워 인도차이나 반도에 진출을 시작한 프랑스는 18세기, 19세기를 지나면서 인도차이나반도에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큰 공을 들입니다. 19세기 초 프랑스는 베트남에 응우엔(阮) 왕조(1802~1945)의 건국을 도와준 대가로 베트남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기독교의 전파에서도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나폴레옹 3세(나폴레옹 1세의 조카, 1852~1870 재위)는 영국과 함께 청을 상대로 2차 아편전쟁을 하는 와중이던 1858년 베트남 남부의 사이공 등지를 점령하고, 1862년 베트남과 <사이공조약>을 맺고 땅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 하노이(Hanoi, 河內)까지 점령하고, 응우엔 왕조로 하여금 청나라와의 조공관계를 부인하도록 했습니다. 또 1874년에는 제2차 <사이공조약>을 맺어 베트남 남부 6개 성 지역을 할양받고, 베트남을 보호국으로 만듭니다. (나아가 프랑스는 메콩강 항행권을 토대로 1893년에는 캄보디아(Cambodia)까지 보호국으로 삼습니다.)
2차 <사이공 조약>에 이어 1882년 프랑스가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까지 점령하자 청 나라는 베트남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면서 운남(雲南)과 광서(廣西) 지역의 군사들을 베트남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남양(南洋)함대를 통킹만(Tonkin, 중국에서는 北部灣 즉 '북쪽에 있는 만'이라고 부름) 쪽으로 이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짙어가는 전운에도 아랑곳없이 프랑스는 베트남에 대한 청나라의 종주권을 부정하고 북상해 대만(臺灣)의 포대를 공격하고 복건(福建)함대를 대파했습니다.
이때가 1884년 8월.
이제서야 청 나라는 베트남의 종주국으로서 <제2차 사이공 조약>의 무효를 선언함과 동시에 프랑스에 대해 선전포고를 합니다. 중국인들의 프랑스에 대한 감정도 격화돼 홍콩이나 광동의 곳곳에서 프랑스 교회나 상품에 대한 방화가 발생합니다. 프랑스는 대만에 공격을 가해 기륭(基隆)을 공격하고, 대만 섬을 봉쇄하는가 하면 1885년에는 팽호도(膨湖島)를 점령합니다.
전쟁은 1884년 8월부터 1885년 4월까지 계속됐는데, 당시 실권을 쥐고 있던 서태후(西太后,1835~1908)는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영국 미국 등의 중재를 받아들여 프랑스와 협상에 들어갑니다. 청․불 두 나라는 1885년 '파리의정서'에 합의하고 <톈진(天津)조약>을 맺습니다.
이 조약으로 청나라는 베트남을 프랑스의 보호국으로 인정하고,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로 편입됩니다. 청 나라가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청불전쟁 등에서 허약함을 그대로 드러냄에 따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등은 청과 그 주변 나라에 대해 야심을 품기 시작했고, 초점은 더 동쪽으로 이동해 마지막 남은 땅 즉 조선과 중국의 동북부 지방(만주)을 놓고 열강들은 쟁탈전을 벌이게 됩니다. 한반도가 열강들의 잔치상에 오를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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