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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조미감(花鳥美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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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문화원 문화답사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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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1일(금) 17:39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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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 (주)문경사랑 | | 대구간송미술관을 찾았다. 간송미술관은 지난해에 대구에 분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첫 기획전을 열었다. ‘화조미감(花鳥美感)’은 그 기획전의 이름이다.
간송(澗松) 전형필은 우리 문화사에서 별처럼 빛나는 상징 같은 이름이다. 암울했던 시대에서 문화라는 한 줄기 빛으로 오 천년 역사의 흐름을 잇게 한 존재이다.
우리가 간송에 고마워하면서도 부채감을 가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송의 영향은 너무나 크고 깊어서 일일이 열거하면 도리어 그 뜻이 왜곡될 수 있어 주저되기도 한다. 다만, 그가 남긴 일화를 여기에 옮겨 봄으로써 간송의 참모습을 더듬어 볼 뿐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늦은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평소 아끼던 도자기와 족자를 꺼내놓고 감상하시는 것을 보고 자랐어요.”
오래전, 방송에서 장남인 전성우 간송미술관장이 부친을 회상하며 했던 말이었다. 그때, 간송이 진정으로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 암흑기에 광복이 되리라는 믿음을 가졌던 이들이 과연 누가 있었을까. 다만, 우리 역사와 문화 그리고 문화재를 사랑하는 그 오롯한 마음만이 간송을 있게 한 원천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문화재를 지켰다는 것은 광복에 대한 그 결과일 것이다. 우리 문화재를 사랑하고 결과적으로 그 맥을 잇게 한 간송의 뜻은 우리 대구 경북의 지역민들도 이제는 짐작이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대구간송미술관은 다른 시도와 비교할 수 없는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화조미감(花鳥美感)’은 꽃과 새를 소재로 한 화조화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옛 문인들은 화조화를 내면의 생각과 감성을 외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그들의 정신세계를 드러내었다. 이를 ‘사의화조화(寫意花鳥畵)’라고 했다.
전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눈다. 상설전시에는 무엇보다 정선의 금강내산(金剛內山)과 김홍도의 구룡연(九龍淵) 등이 돋보였다.
신윤복의 연소답청(年少踏靑)은 양반들의 놀이를 그린 풍속화이다. 서예에는 한석봉과 추사 김정희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도자기는 고려시대 청자들이 은은한 비취색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매화서옥(梅花書屋)’은 18세기 중인 출신의 서화가 조희룡의 작품이다. 이름 그대로 매화꽃이 활짝 핀 숲속의 서재를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 하나만으로 전시공간을 할애하였다. 그 자신감과 과감함에 잠시 당황스러웠다.
어찌보면, 이는 간송미술관의 자존감에서 비롯된 기획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가 12점이고 보물이 30점에 이르니 그 문화재적 가치와 자부심은 대단할 수 있겠다.
기획전인 ‘화조미감(花鳥美感)’은 3부로 나누었다.
신사임당의 여덟 폭 병풍에 두 폭의 발문을 더한 초충도(草蟲圖)는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여성의 섬세함과 단아함이 드러나는 화폭이다. 특히, 이를 모본으로 하는 정선의 화훼영모화첩은 진경시대를 대변하는 손색없는 화조화라고 한다. 이들의 작품에서 ‘고고(孤高)’라는 표현은 무리가 아닐 듯하다.
그러나, 강세황의 향원익청(香遠益淸)에 이르면 문기(文氣) 높은 고고한 취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김홍도의 세밀하면서 담백하고 절제된 화조의 화풍은 단연 으뜸일 듯 했다. 그래서 ‘시정(詩情)’이라고 분류했다.
오원 장승업은 19세기 말 도화서 화원이었다. 그의 화조화는 고고와 시정을 넘어 세밀하면서 화려하여 조선후기의 화조화를 주도했다. 그래서 ‘탐미(眈美)’를 붙였다.
문득, 간송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다만, 이를 헤아리기 어려워 혜곡 최순우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어느 한 사람의 덕망의 힘이 때에 따라서는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것을 간송은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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