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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제와 환․산제의 약효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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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2일(수) 08:49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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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엄용대
엄용대 한의원 원장<054-553-3337> | ⓒ (주)문경사랑 | | 물을 이용해 약재를 끓여 추출하는 탕제(湯劑)는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제형입니다.
준비 시간이 길고 맛이 쓰다는 단점이 있지만, 물에 잘 녹는 성분(수용성 성분)을 효과적으로 추출해 빠른 흡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한의학적 치료의 대표적 방법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물을 용매로 삼는 이상 비극성 물질을 충분히 용출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한약재가 지닌 핵심 효능이 지용성․비극성 성분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성분들은 물과 화학적 친화성이 낮아 탕제로 끓여도 기대만큼 추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환․산제(丸․散劑)는 약재를 곱게 분말화한 것이어서 극성․비극성 성분을 상대적으로 고르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는 탕제가 아닌 형태로 내려오는 처방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삼령백출산이나 오령산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산제 상태일 때의 약효가 더욱 잘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화학․약리학의 발전으로, 각 성분의 극성 정도와 용해 특성, 열 안정성, 휘발성 등을 정략적으로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전탕으로 확보되는 성분과 알코올성 혹은 기타 용매 추출에서 확보되는 성분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탕제와 환․산제의 약효 차이는 화학적․물리적 원리로도 쉽게 설명됩니다.
물을 극성 용매(polar solvent)로서 극성 화합물을 잘 녹이지만, ‘like dissolves like(유유상종)’ 원리에 따라 지용성 물질에 대한 용해도는 낮습니다.
반면 알코올이나 에테르, 기름 등의 비극성 용매는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을 잘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약재에 따라 ‘어떤 용매가 최적의 유효 성분 추출에 적합한가?’를 분석하는 일은 현대 한약 약리 연구에서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극성 지수(polarity index), 분자량, 열 안정성, 휘발성 등에 대한 면밀한 측정을 통해 ‘전탕으로 추출되는 성분 vs 알코올 추출로 얻어지는 성분’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임상적 효능이나 약력학을 비교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중입니다.
오늘날에도 한의사는 환자의 상태와 목표로 하는 약리 작용에 맞춰 제형을 결정해야 합니다.
환․산제가 제시된 전통 처방을 단순히 탕제로 바꿔 쓸 때는 ‘속도가 더 빠르니까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극성․지용성 성분이 온전하지 않으면 기대했던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각 약재에 맞춰 제형과 조제 방법을 구분해 왔습니다.
현대과학의 분석 도구와 접목해 보면, 여러 본초학 문헌에 기록된 전통 방식이 실제로 유효 성분 추출률을 높이는 합리적인 방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과학을 조화롭게 접목한다면, 한의학은 훨씬 풍부한 치료 스펙트럼을 확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제형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각 제형 선택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한의학의 미래는 한층 더 밝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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