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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읽기(20)-미국의 연방(聯邦)유지를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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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7일(금) 16:34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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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강성주
전 재경문경시향우회장
전 포항문화방송 사장 | ⓒ (주)문경사랑 | | 미국에서는 지난 11월 3일 ‘선거’가 끝나고 트럼프와 바이든 두 유력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의 숫자도 다 집계됐다. 하지만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명쾌한 패배 선언을 하지 않은 채 지난 23일 연방총무청과 참모 등에게 ‘정권 이양’에 협조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패배를 시인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제도가 복잡하지만 ‘페어 플레이’를 하면서 전통을 유지해 왔는데, 규칙을 깨는 장사꾼 대통령(트럼프)이 억지를 부리자 아주 혼란스러워 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한 여러 규칙과 전통 또 200년 이상 유지해온 연방제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거에 대해 각 주별로 소송이나 재검표 등 이런 저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연방제(聯邦制)를 규정한 미국의 헌법(憲法) 때문이다. 미국 헌법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고유 권한을 명시하고 있고, 이 권한은 서로 침해할 수 없다. 외교와 전쟁, 시민권 등은 연방(聯邦)정부에 전권이 있고, 선거방식, 교육제도 등은 주(州)정부의 고유권한이어서 연방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따로 또 함께”
세상에는 연방정부가 너무 강력해 주정부들이 힘을 못 쓰는 나라(러시아)가 있는가 하면, 주정부가 너무 강해 연방정부가 힘을 못 쓰는 나라(벨기에, 스위스)도 있지만, 미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에 균형(均衡)이 잡혀 있다.
미국 대통령이 연방의 살림을 꾸려 간다면 각 주는 주 지사(知事)의 책임 하에 주 별로 주 의회와 정부, 주 법원과 검찰총장, 주 방위군 등을 두고 독자적으로 살아간다. 주 별로 세율(稅率)이 다르고 사형(死刑)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주도 있다.
이처럼 “따로 또 함께” 살아가는 연방을 지키기 위해 미국은 많은 피를 흘렸다. 미국 건국 초기의 지도자들(Founding Fathers of the United States)은 강력한 연방정부의 탄생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식민통치하던 영국(英國)에 대항해 독립전쟁을 치르고 나서 또 다시 강력한 연방정부[중앙정부]가 탄생한다는 사실은 모순적이고, 독립을 지원해 주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로부터도 웃음거리가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3개 주가 독립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을 치르느라 재정을 탕진해 가난했고, 서로 사용하는 화폐도 관세도 달랐다. 뚜렷한 지도자도 법원도 없었다. 지금의 중남미처럼 13개 주(州)가 언제 13개 국가(國家)로 분리될지 모를 정도였다.
이때의 혼란을 수습한 지도자가 독립전쟁 당시 총사령관을 지낸 조지 워싱턴이었다. 사실 워싱턴은 흑인 노예 수백명을 거느린 버지니아의 부유한 농장주였다. 지금도 수도 워싱턴DC 남쪽의 마운트 버논(Mount Vernon)에는 60만평이 넘는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농장과 저택이 남아 있다. 대통령직도 크게 마음에 없었다. 주변의 요청에 마지못해 봉사(奉仕) 차원에서 초대 대통령을 맡아 연임하면서 연방정부의 기초를 세웠다. 이 때 구호가 “Join or Die”(13개 주가 뭉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였다.
“분열되면 모두 죽는다”
다음으로 위기를 넘긴 지도자가 바로 16대 링컨 대통령이다. 링컨은 “만약 노예를 해방하지 않고도 연방이 존속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연방을 위해 모든 노예를 해방해야 한다면 역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부는 해방하고 일부는 그대로 두어야 연방이 존속된다면 역시 또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링컨은 ‘흑인노예 해방’이 아니라 ‘연방(聯邦)을 지키기 위해’ 남북전쟁을 수행했다. 1860년 선거에서 링컨이 당선되자말자 남부의 미시시피,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이 연방을 탈퇴해 ‘아메리카연합국’(CSA:Confederate States of America)창설을 선포하고 독자적인 헌법도 제정했다(1861.2). 건국 85년 만에 ‘미합중국’(USA)이 공식적으로 분열됐다. 북부(USA)는 인구 2,200만명에 23개 주, 남부(CSA)는 900만명(흑인 350만명 포함)에 11개 주. 북부에 속한 링컨은 전쟁(남북전쟁)을 선택했다. 연방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어떤 주는 노예제를 고집하고 어떤 주는 이를 반대하는 한 우리 정부는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런 결기 가득한 링컨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남북이 분단되고 휴전상태인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국가 위기에 어떤 말, 어떤 결정을 내릴지 현재로서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처럼 어물쩡거리며 딴청을 피울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릴지, 인민민주주의로의 통일을 위해 스스로 무너질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미국의 트럼프도 선거가 끝나고 3주일 만에 결정을 내렸다. 위기의 시기에 미합중국(USA) 지도자는 미국과 미국민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결정을 해온 전통을 트럼프도 지켰다.
아직도 혼란스러운 미국은 오는 12월 14일, 538명의 선거인단이 모여 ‘진짜 대통령선거’를 한다. 11월 3일의 선거는 각 주별로 ‘진짜 대통령선거’에 참가할 ‘선거인단(選擧人團)’을 뽑는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 바이든은 306명을 확보했고, 트럼프는 232명을 확보했다. 과반수는 270명이다. 계산은 간단하다. 미국은 또 한 번 분열 위기를 넘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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