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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傾國之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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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7일(화) 17:30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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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나라를 기울이고 성을 무너지게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경국지색, 또는 경성지색(傾城之色)이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와 같은 미색을 갖고 나라를 어지럽히고 임금을 망하게 한 사례는 역사에 허다히 나타나고 있다.
먼저, 중국 고대의 하(夏)나라 왕인 걸(桀)은 유시시(有施市)의 딸인 미색의 말희(末喜)에게 빠져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다가 은(殷)나라 탕왕(湯王)의 공격을 받아 죽음을 당하고 439년간 이어온 하 나라도 망하게 만들었다.
다음의 은나라 최후의 왕인 주왕(紂王)은 유소(有蘇)의 딸인 달기(妲己)를 비로 맞이하여 그의 미색에 빠져 방탕과 포악을 일삼다가 기원전 1122년경에 주(周)나라 무왕(武王)에게 달기와 함께 죽임을 당하고 나라도 망하게 만들었다.
중국 춘추시대였던 기원전 5세기경 오월(吳越)이란 오랜 숙적의 두 나라가 있었다. 오나라 왕인 부차(夫差)는 월나라 왕인 구천(句踐)이 선물로 보낸 서시(西施)라는 미인에게 빠져 고소대(姑蘇臺)를 짓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월과의 싸움에서 패하여 기원전 473년 죽음을 맞고 나라도 망하게 만들었다.
일설에 의하면, 서시는 월나라를 승리로 이끈 범여(范蠡)와 같이 제(齊)나라로 가서 부자가 되어 여생을 잘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기원전 202년부터 기원후 8년까지 존속하였던 전한(前漢)의 원제(元帝)때, 궁녀 중에서 이름이 장(嬙), 자가 소군(昭君)인 절세가인 왕소군을 흉노(匈奴)와의 친화책으로 화번공주(和蕃公主)를 삼아 호한야선우(呼韓耶單于)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는 아들 셋을 낳고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시를 남기고 고향을 잊지 못해 먼 타향 호지(胡地)에서 자살하고 말았으니, 자기 조국의 안위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였던 것이다.
또한, 당(唐) 나라 현종(玄宗)은 옥환(玉環)이란 이름의 귀비를 총애하여 아방궁(阿房宮) 등을 짓고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안록산(安祿山)의 난’으로 도망을 갔으며, 귀빈은 군대에 의해 목을 매어 죽으니, 이가 그 유명한 756년에 37세로 삶을 마감한 양귀비(楊貴妃)이다.
이집트에서 기원전 305년에 건국된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왕조의 마지막 임금은 기원전 51년에 18세의 나이로 제위에 오른 클레오파트라(Cleopatra, 69~30 B.C.)여왕이었다.
처음에는 로마 장군 케사르(Gaius Jnlius Caesar, 100~44 B.C.)의 애인이었다가 후일 역시 로마 장군인 안토니우스(Marcus Antonius, 83~30 B.C.)와 결혼하였다.
이집트와 안토니우스의 연합함대가 지중해 악티움(Actium)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Gaius Octavianus, 63 B.C. ~ A.D. 14)에게 패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수도인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왕궁에서 일부러 독사에 물려 자살하니, 기원전 30년이었고 그의 나이 39세였다. 이로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275년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조선조 연산군(燕山君)의 비(妃)였던 장록수(張綠水)는 임금을 방탕한 폭군으로 만들어 임금은 쫓겨나게 하고 자신은 1506년에 피살되었으며, 숙종(肅宗)의 빈(嬪)이었던 장희빈(張禧嬪)은 왕의 총애를 업고 못된 짓을 숱하게 하다가 1701년에 사약을 먹고 죽음을 마지했던 사례들이 허다히 많았다.
여자의 미색으로 인한 이러한 폐단이 나라와 임금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서민 속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보편적 현상이다.
여인이 아름답다고 하여 그 미색 자체가 죄가 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여인으로서는 타고난 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미색을 악용하는 본인이나 그 미색에 빠져 본분을 잃어버리고 탈선의 길로 가는 군주나 일반 남자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인은 박명(薄命)이오 미인을 아내로 가진 남편은 불행하지만 착한 아내, 곧 선처(善妻)를 가진 남자는 행복하다는 격언을 모두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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