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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의 의무

2010년 04월 04일 [주간문경]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든벨’이라는 TV장학퀴즈 프로그램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고등학생은 물론 일반인들도 즐겨 시청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몇 년전 방영된 내용이다.

아내와 함께 평소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지방의 모 고등학교에서 시행한 골든벨 TV장학퀴즈를 보고 있었다.

아나운서가 발표한 문제는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들이 직무와 관련한 어떤 경우에도 사례나 증여, 향응을 받을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한 의무가 무엇인가? 이었다.

학생들은 너무나도 정확히 그리고 빠르게 ‘청렴’이라고 적은 피켓을 어깨위로 들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그 답을 생각하면서 감히 ‘정답’이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답’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창랑지수청예(凔浪之水淸兮)/ 가이탁아영(可以濯我纓).창랑지수탁혜(滄浪之水濁兮)/ 가이탁아족(可以濯我足). 중국 초사(楚辭)에 나오는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의 한 구절이다.

너무나 청렴결백(淸廉潔白)한 탓에 간신의 참소로 추방당하여 방랑생활을 하는 굴원(屈原)을 보고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으련만 물이 흐려서 발이나 씻으리라’고 한 어부의 말은 시대 조류에 맞추어 쉽게 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같은 글귀를 두고도 어부의 태도와 굴원(屈原)의 성품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낳게 한다.

요즘 세상에선 한창 물갈이를 한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이 있다.

맑은 물에 흐린 물 들어가나 흐린 물에 맑은 물 들어가나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지겠는가?

오죽하면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 입에서 “썩은 생선은 젓갈도 못 담는다”는 말이 나왔을까?

물이 썩어 들어가니 그 물의 물고기인들 썩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 아닌가?

물이 제 스스로 맑아지다 보면 갓끈은 저절로 찾아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요즘 세상은 오는 발이 더럽다고 발만 탓하고 있는 모양세다.

공자는 “갓끈을 씻고 발을 씻게 되는 것은 모두 물이 할 탓”이라 하였다.

물갈이 한다고 야단스레 나서기 전에 먼저 ‘물다운 물’이 되려는 자정(自淨)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청렴’의 의무를 행하기보다 권리부터 특별히 먼저 챙기는 사람들을 보면 타락한 세상에 맞서 ‘멱라수’에 몸을 던진 굴원같은 사람이 더욱 아쉬워진다.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어부’의 말에 더 솔깃해서 돈과 권력에 굴복당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이제는 그들이 실종된 ‘청렴의 의무’를 제발 찾아내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내 사랑하는 문경인들이여!

아랫물이 맑으려면 윗물부터 맑아야한다는 만고불변의 뜻있는 고사를 되새겨 보면서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희망의 문경을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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