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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想》...경험에서 얻은 삶의 지혜들(2)

2010년 02월 09일 [주간문경]

 

김안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인간 사회의 원리

▷지구 전체의 누계(累計)로 보면 평화의 기간보다 전쟁의 기간이 더 길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는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우리 나라 민족은 원래 착하고 순한 민족이었다. 그러나 이를 더욱 착하고 순하게 만든 것은 주변국가보다 허약했다는 사실이다.

▷아담이 한국 사람이었다면 이브가 건네주는 사과를 먹지 않고 이브에게 사과를 따먹게 한 뱀을 잡아먹었을 것이라는 재담이 있다. 참으로 우리 나라 남자들은 건강과 정력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진 강건한 민족이다.

▷재화를 사용한 후에는 사용기간에 비례하여 그 가격이 감소하는게 일반적이다. 5년 타고난 자동차를 팔려고 하면 얼마 받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 주택, 특히 아파트는 오랫동안 살고도 팔 때는 구입가보다 훨씬 더 높은 값을 받게 된다. 이런 장사가 어디에 있겠는가? 참으로 우리 나라는 좋은 나라다.

▷착한 사람은 좀 못 살아도 괜찮지만 나쁜 사람은 부디 잘 살아야 한다. 나쁜 사람이 못살면 가까운 사람들을 귀찮게 만들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이 위기를 당했거나 죽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찰나적인 쾌감을 느낀다. 이런 느낌을 갖지 않는 경우는 그 사람과 진실로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은 자녀의 복이다. 훌륭한 자녀를 두는 것은 부모의 복이다. 부모와 자녀가 다 훌륭하면 그 집안은 대복(大福)을 타고 났다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위독하다 하면 장례 치를 걱정부터 하고 자기 부인이 아프다고 하면 병만 싸고 돈다며 짜증을 내지만 자식이 아프다고 하면 허겁지겁 둘러업고 병원으로 내닫는다.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니 어떻게 하겠는가?

▷친인척은 참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귀찮게 만들고 멀리 하면 원망과 욕을 한다. 소인(小人)도 이와 같다.

▷한 집안에서 뚜렷한 인물이 하나 나오면 그 집안은 매우 영광스럽지만 그때부터 그 인물은 괴로워지기 시작한다. 일가친척의 부탁을 다 들어주려면 비리나 무리를 범하게 되고 안 들어주면 사람이 달라졌다고 욕을 바가지로 한다. 이런 괴로움을 안 당하려면 뚜렷한 인물이 안 되면 된다.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즐겨 부르는 노래를 명곡(名曲)이라 한다면 우리 나라에도 명곡은 많다. 고향 눈,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 홍도야 울지마라, 울고 넘는 박달재, 눈물 젖은 두만강, 백마강 달밤 등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두고 두고 부를 한국의 명곡들이다.

▷주례 같은 수고를 해 주고 나서 양복표 같은 선물을 받으면 반갑고 흡족하다. 과일이나 술이나 와이셔츠 같은 것을 받으면 보통이다. 아무 답례도 받지 못하면 무척 허전하고 섭섭하다. 아니 매우 괘씸하다.

▷개는 주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성스럽다. 나의 집에 있는 진돗개는 내가 술에 취해 와도 반기고 밤늦게 돌아와도 좋아하며 좋지 못한 일을 하고 와도 뛰어 와 안긴다. 이런 개 같은 친구가 하나만 있어도 좋겠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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