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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왜 신과 사후를 말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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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 29일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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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세계 3대 성인이 있으니, 출생 시대별로 보면 석가모니와 공자와 예수그리스도의 순서이다. 석가모니(釋迦牟尼, 563~483 B.C.)는 인도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출가하여 도를 깨우쳐서 불교(佛敎)의 교조(敎祖)가 되었고, 공자(孔子, 551~479 B.C.)는 중국 노(魯)나라의 대학자로서 유가(儒家)의 비조(鼻祖)가 되었으며, 예수그리스도(Jesus Christ, 4 B.C.~30)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십자가에 의해 처형됨으로써 기독교(基督敎)의 개조(開祖)가 되었다. 여기서 공자는 석가 및 예수와 다른 한 가지 특색을 갖고 있으니, 신(神)과 사후(死後)에 대한 논급이 없다는 점이다.
어느 날 제자가 물었다. “신이 있습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산 사람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찌 죽은 귀신을 논하려 하느냐?” 하셨다. 또 한 제자가 물었다. “저승이 있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이승도 잘 모르면서 어찌 저승을 묻느냐?” 공자가 신과 저승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 몇 가지 가설적 추측을 할 수 있다. 첫째로 공자는 신과 사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 둘째로 공자 자신이 신과 사후의 존재 여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 셋째로 산 것이 죽은 것보다는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산 것에 관심을 쏟는 것이 더 옳다는 것이다. 공자가 신과 저승, 즉 사후에 대해 어떤 이론이나 의견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교(儒敎)를 하나의 종교로 인정하지 않고 학문이나 도덕률로 취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자께서 저승, 즉 천국과 거기에 있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에 관한 이론을 전개했다면 유교는 또 하나 종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현재의 유학에 신과 신의 세계를 가미했다면 유학의 내용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고, 따라서 공자가 크게 내세운 도덕과 인(仁)의 위상도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공자가 저승과 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조상에 대한 제사와 제례는 매우 중시하였다. 그는 아버지 숙양흘(叔梁紇)과 어머니 안휘재(安徽在)를 살아생전 효성껏 모시고 사후에는 충실히 제사를 모셨다. 그리고 시경(詩經)․서경(書經)․주역(周易)․춘추(春秋)․예기(禮記)․악기(樂記) 등 육경(六經)을 편찬하면서 공자는 조상제례(祖上祭禮)를 위시한 고례(古禮)를 다룬 예기에 가장 많은 힘을 기울였던 것이다.
유교는 사서(四書)와 오경(五經)을 기본 경전으로 삼고 있는데, 사서는 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대학(大學)을 말하고 오경은 시경․서경․주역․예기․춘추의 경서를 일컫는다. 이들 경전의 사상은 천명(天命)을 근본으로 하여 인(仁)에 의해서 일관된 인도(人道)를 도(道)로 하고, 도를 실행하는 덕(德)을 존중하여 수기치인(修己治人)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더 구체적으로는 격물치지(格物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자가 세운 유학 내지 유교는 어디까지나 지상의 현실 세계에 뿌리를 두고 이승의 삶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동안 인(仁)과 인도(人道)를 철저히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여 지상에 내보냈을 때에는 어쩌면 지상에서의 삶에 충실하라는 요망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신과 사후를 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자의 사상에 충실하게 살고 온 사람의 영혼이라도 석가의 극락이나 예수의 천당으로 모셔감이 합리적인 처사라고 사료된다.
폭 넓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한없이 많이 한 공자께서 저승과 신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 허황한 세상의 이야기를 현실 세계로 끌고 들어왔을 때 일어날 많은 혼란과 상호 마찰을 크게 우려했을 것이며, 아예 가부를 언급하지 않음이 상책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저승과 신들을 가진 또 하나의 종교를 만들기보다 사람 중심의 도덕적 체계를 확립한 공자의 판단과 결정이 매우 현명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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