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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구습을 넘어야 문경의 미래가 열린다

민선 9기 문경 시장에게 바란다

2026년 06월 24일(수) 09:29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 주간문경

 

문경시민의 선택으로 새로운 문경시장이 탄생했다. 먼저 민선 9기 문경 시정의 키를 잡게 된 당선인에게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당선의 환호는 잠시지만 시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바꾸어야 하는 책임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지금 문경은 절체절명의 과도기에 있다. 새로운 시장은 전임 신현국 시장 재임 시절의 성과와 한계를 냉정히 평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동안 화려한 구호 뒤에 가려진 방만한 행정의 그늘, 지역 내 갈등의 심화는 고스란히 시민의 피로감으로 축적되었다. 앞으로는 전임 시정의 공(功)은 잇되, 과(過)는 과감히 도려내는 용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정 사업의 타당성과 우선순위, 예산 운용의 효율성,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다양한 사례, 시민과의 소통 방식 등에서 제기되었던 여러 비판과 우려는 단순히 정쟁의 대상으로 치부할 일만은 아니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공약의 현실성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당선인이 내건 공약은 시민과의 약속이기에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거 정국에서 신현국 후보 측이 먼저 제시했던 1인당 30만 원 지원에서 촉발된 민생회복지원금 경쟁은 당선인도 현금성 복지 공약에 50만 원으로 맞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가뜩이나 열악한 문경시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이 될 뿐이다. 선심성 현금 복지 보다는 문경의 기초 체력을 키울 생산적 투자가 무엇인지를 새로 당선된 시의회 의원들과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냉정하게 따져 볼 때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 의혹과 줄서기 행태다. 시민의 공복(公僕)으로 중립성이 우선 되어야 할 공직사회가 정치적 이해 관계에 흔들렸다는 것은 문경 행정의 신뢰를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이를 두고 선거가 끝났으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화합으로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곪은 상처는 제대로 도려내지 않으면 덧나기 마련이다. 이번 기회에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선거 개입의 폐단을 엄중히 짚고 넘어가야만 문경시 행정이 바로 서고 참된 발전이 시작될 수 있다.

아울러 당선인은 해묵은 ‘지역의 원로 정치’의 그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문경시정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권에 흔들며, 사적 이익을 도모했던 특권층의 구습을 철저히 단절해야 한다. 눈앞의 세력가나 원로의 목소리가 아니라, 오직 투표소에서 묵묵히 당선인에게 한 표를 던진 평범한 유권자와 시민만을 바라보는 ‘공평무사(公平無私)의 행정을 펼쳐 주길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인보다 신현국 후보의 유세장에 참여한 인원이 많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주 접전인 선거가 될 것이라는 친구의 예측이 틀린 김학홍 당선인은 2만 1355표(52.10%)를 득표하여, 1만 5026표(36.36%)를 획득한 무소속 신현국 후보를 무려 16포인트 차인 6329표 차로 따돌리는 모습을 보며, 다수의 시민들이 김학홍 당선인에게 뭘 바라고 있는지를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지금 문경 앞에 닥친 ’지방 소멸‘의 현실을 당선인은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 상권의 침체는 더 이상 구호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민선 9기 시정은 유명 가수를 불러 한 번에 몇 억을 날리는 화려한 이벤트성 사업보다는, 그 돈을 지역경제의 마중물로 사용하고,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도시,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정주 도시, 노년이 행복한 도시 등 다양하고 실현 가능한 소멸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7월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문경시장이 과거의 구습과 단절하고, 오직 문경 시민만을 바라보며, 문경의 백년대계를 세워 나가길 6만 4천 문경 시민과 함께, ’영원한 문경 시민‘을 자처하는 출향인이 간절히 기대해 본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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