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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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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21일(화) 17:42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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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미국의 흑인 작가인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는 1976년에 ≪뿌리(The Roots)≫라는 소설을 출판하였다. 퓰리처상을 받은 이 소설은 저자의 외가쪽 이야기로서, 1767년 아프리카의 잠비아(Zambia)에서 납치되어 미국에 노예로 끌려온 쿤타 킨테라는 사람과 그의 후손들이 겪은 삶과 고난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어서 친가쪽의 이야기를 다룬 ≪여왕: 한 미국 가족의 이야기(Queen: The Story of An American Family)≫라는 소설을 1993년에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두 소설은 TV연속극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바 있다. 이 소설들은 선대의 역사와 뿌리를 찾아 편년체(編年體)로 기술한 일종의 씨족사(氏族史)이자 가족사(家族史)라고 할 수 있다.
한 집안의 계통을 가계(家系) 또는 세계(世系)라고 하며, 이러한 가계나 세계를 적은 책을 족보(族譜)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족보는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혈연관계를 도표식으로 나타낸 한 종족의 계보(系譜)로서, 세지(世誌), 성보(姓譜), 씨보(氏譜), 세보(世譜), 가보(家譜), 계보(系譜), 보첩(譜牒) 등으로도 불리운다.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사기(史記)를 사승(史乘)이라 하듯이 한 가정의 족보를 가승(家乘)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성씨가 약 200개 있고 본관(本貫)이 약 800개 있다. 성씨별로 원래의 조상을 원조(元祖)라 하고, 본관의 조상을 시조(始祖)라 하며, 중간에 특별히 공로가 큰 조상을 중시조(中始祖)라 한다. 그리고 파로 갈리어 나간 분파의 으뜸 조상을 파조(派祖)라 하고 한 고을로 처음 들어와 정착한 조상을 입향조(入鄕祖)라 한다.
본관을 기준으로 하여 시조 이래의 전 가계를 담은 족보가 종보(宗譜) 또는 대동보(大同譜)이고, 파조를 시작으로 한 계보가 파보(派譜)이며 직계에 한하여 발췌 초록한 세계표(世系表)가 보첩 내지 가첩(家牒)이다. 족보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을 보학(譜學)이라 하고 계보를 사료로서 사용하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계보학(系譜學)이라 부른다.
족보의 연원은 중국에 있다. 일찍이 기원후 25년부터 220년까지의 후한(後漢)시대와 이를 이어 589년까지 지속된 오(吳)․동진(東晉)․(宋)․제(齊)․양(梁)․진(陳)의 6조(六朝)시대에 족보가 성행하였고 아울러 보학도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한반도에 유입되어 고려조(高麗朝, 918~1392)에서는 거가(巨家)와 귀족들에 가계기록과 족보가 성행하였고, 국가의 종부시(宗簿寺)에서 족속보첩(族屬譜牒)의 업무를 관장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조선조(朝鮮朝, 1392~1910)에 와서 최초의 족보로 안동권씨(安東權氏)의 ≪성화보(成化譜)≫가 성종(成宗) 7년인 1476년에 만들어졌으며, 명종(明宗)17년인 1562년에 문화류씨(文化柳氏)의 ≪문화류보(文化柳譜)≫가 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족보 전반에 걸친 계보서로는 ≪청구씨보(靑丘氏譜)≫, ≪잠영보(簪纓譜)≫, ≪만성대동보(萬成大同譜)≫, ≪조선씨족통보(朝鮮氏族統譜)≫ 등이 있고 현달(顯達)․귀현(貴顯)의 세계보서(世系譜書)로는 ≪문보(文譜)≫, ≪삼반십세보(三班十世譜)≫, ≪진신오세보(縉紳五世譜)≫, ≪호형(號兄)≫등이 있으며, 충효․절의의 사적과 공훈 수록으로는 ≪대방세가언행록(帶方世家言行錄)≫, ≪보성선씨오세충의록(寶城宣氏五世忠義錄)≫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성씨총감(韓國姓氏總鑑)≫이 발간된 바 있다.
족보는 시조로부터 세대순으로 종계(縱系)를 이루고, 동일 세대의 같은 항렬(行列)은 횡(橫)으로 배열한다. 사람별로 이름, 호, 자, 시호(諡號), 생몰연월일, 관직, 봉호(封號), 훈업(訓業), 덕행, 충효, 문장, 저술, 처와 처의 부(父), 자녀, 묘소와 좌향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내용으로 되어있는 족보는 조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일가간의 관계를 확실히 파악하며 자기의 가계상 좌표를 정확히 알게 함으로써 가문에 대한 긍지를 높이고 동족간의 단결과 화목을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된다. ‘뿌리 없는 자식’이란 바로 족보가 없거나 자기 족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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