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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愛憎)의 기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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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8일(월) 11:06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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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애증은 사랑과 증오를 말하며, 보이지 않는 호오(好惡)의 감정이다. 애증의 감정을 밖으로 나타내어 얼굴 표정, 손발의 행동, 입으로의 말로 표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제삼자는 이러한 감정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다른 사람을 향한 감정의 종류와 방향 및 크기가 어떤 형태, 예컨대 비임이나 불빛으로 밖으로 들어나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존경이나 복종의 마음은 황색으로, 사랑과 동정의 마음은 청색으로, 증오와 기피의 감정은 적색으로 나타나되, 강하면 굵고 약하면 가늘게 보여진다고 하면 인간사회는 아마 싸움판이 되고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두 사람 만의 관계라면 존경이던 사랑이던 증오이던 무관심이던 하나의 직선으로 일방향, 또는 쌍방향으로 나타날 것이고, 세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이른 바 삼각관계로 나타나며, 네 명이면 사각관계로 맺어지게 된다. 그리고 수십 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라면 이들 상호간의 애증 및 감정관계는 매우 복잡하게 구성될 것이다.
이들 관계를 선으로 이어 도형화하고 이를 연구하면 기하학(幾何學, geometry)이 된다. 기하학은 물건의 형상과 크기 및 위치, 그리고 그 밖의 일반 공간에 관한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부분으로서, 일찍이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 아테네의 유클리드(Euclid)에 의해 체계화되어 19세기까지 지속되어 오다가 비유클리드기하학(non-Euclidean geometry)의 출현과 함께 큰 발전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하학은 크게 평면적 도형을 다루는 2차식의 평면기하학과 입체적 도형을 다루는 3차식의 입체기하학, 그리고 해석기하학(解析幾何學, analytic geometry)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해석기하학은 기하학적 도형을 대수방정식(代數方程式)으로 나타내는 기하학으로서, 1633년에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가 처음 창시한 것이다.
문제는 사람 마음속에 있는 감정의 종류와 크기 및 방향을 어떻게 찾아내느냐에 있다. 옛날 도인(道人)들 중에는 남의 마음을 읽어 알 수 있는 관심법(觀心法)이나 독심술(讀心術)을 터득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 데, 그렇지 못한 보통 사람들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의 하나가 소시오메트리(sociometry), 곧 사회측정학(社會測定學)이다. 일찍이 1633년에 모레노(J. D. Moreno)가 창시한 사회과학의 한 방법론으로서, 간단히 말하면 인간 상호간의 감정적 수수관계를 기하학적으로 그린 소시오그램(sociogram)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이다.
집단 성원 사이의 견인(牽引)과 반발(反撥) 등의 역동적인 대인 관계를 소시오그램으로 표시하고, 나아가 여러 가지 지수(指數) 등의 계산에 의하여 성원의 지위나 집단의 온갖 특성을 수량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이 바로 소시오메트리이다.
마을이나 조직이나 단체에 있어 공식적 체계는 동․리장-통장-반장, 국장-과장-계장, 상무-부장-과장-대리-주임 등과 같이 쉽게 알 수 있지만, 비공식적인 지도자, 의견수렴자, 인기 있는 스타, 외로운 고립자, 밀접한 친밀 사이, 돌이킬 수 없는 원수지간 등은 겉으로 찾아내기 힘들므로 이를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 소시오매트리를 쓰게 된다.
‘열 길 물속은 알기 쉬워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이렇게 한 것은 인간관계의 안정과 인간사회의 평화를 위한 신의 섭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설혹 애증의 향방을 알았다 하더라도 이를 악용하여 질서를 교란시키고 화평을 파괴시키는 작용을 감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애증의 기하학이나 소시오메트리 같은 방법론이 인간관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시키고 집단 구성원의 풍토를 생산적 방향으로 조성시키는 데 기여하는 쪽으로 활용되도록 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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