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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가시 들고

2018년 05월 21일(월) 11:47 [(주)문경사랑]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오늘날 현대인들이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오래도록 살려고 하는 노력은 가히 눈물겹도록 열성적이다.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보약을 섭취하는 등의 건강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어떻게 하던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인간들의 조심과 노력, 그리고 의학의 발달에 힘입어 인간의 평균수명은 점점 길어져 왔으며, 앞으로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별다른 사고가 없는 한 145세 이상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현재 평균수명의 2배에 가깝고 과거에 비해서는 3배 내지 4배의 기간에 해당한다. 하늘이 준 천수(天壽)인 125세를 훨씬 능가하고 있으니, 조물주가 보아도 놀라워할 것이다.

고려 말기의 유학자였던 우탁(禹倬, 1263~1343)이란 대학자가 있었다. 그는 중국의 요․순(堯舜) 임금에 이어 기원전 2070년경에 하왕조(夏王朝)를 창건한 우왕(禹王)을 원조로 하고 고려 초의 우현(禹玄)을 시조로 한 단산(丹山), 현재의 단양(丹陽) 사람이었다.

고려 24대 원종(元宗) 5년인 1263년에 출생한 그는 자를 천장(天章), 호를 역동(易東)이라 하며, 벼슬이 성균관(成均館) 제주(祭酒))에 이르렀었다. 역학(易學) 연구의 깊은 경지에까지 이르러 동방이학(東方理學)의 시조가 되었고 후학들에게 널리 교수하였다.

만년에 임금에게 직간(直諫)을 하고 벼슬을 물러난 뒤 안동(安東) 예안(禮安)에 은거하다가 28대 충혜왕(忠惠王) 복위(復位) 4년인 1343년에 서거하시니, 당시 향년 80세였던 것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즐겨 읊던 그의 시조 한 편이 있어 여기 소개한다.

“한 손에 가시를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랴트니 / 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림길로 오더라.”

가시와 막대기를 이용하여 늙는 길과 오는 백발을 막아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데, 세월과 백발이 이 사실을 먼저 알고 지름길로 벌써 와 있더라는 애달픈 이야기다. 당시 남보다 배나 되는 80세까지 장수하면서도 늙지 않고 더 오래 살려고 한 우탁 선생의 소망은 인간 모두가 타고난 보편적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의 이승이 아무리 괴로운 고해(苦海)라 하더라도 인간에게 있어서는 저승의 천당이나 극락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선호되고 있다.

그래서 그렇게 오래 산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도 죽지 않으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썼고, 중국의 진시황(秦始皇)과 주무왕(周武王), 그리고 이집트의 파라오(Pharaoh)들도 오래 살기 위한 처방을 갖가지로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라, 이들은 모두 떠났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늙음이 먼저 알고 백발이 지름길로 온다면 괜히 가시와 막대를 들고 막아 보려고 설칠 필요가 없다. 고생한 보람도 없고 애쓴 만큼의 이득도 없다. 오랜 세월 인간은 「노령화(老齡化)와의 전쟁」을 계속해 왔으며 「죽음과의 투쟁」을 감행해왔지만 약간의 연장 만 가져왔을 뿐이지 완전한 승리는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나를 다리려 온 저승사자에게 이승에 더 있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고 수명 연장을 하더라도 여기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명부(冥府)의 생명록(生命錄)에 적혀 있는 나의 수명에 약간의 가감은 있을 수 있으나 그 수치를 아예 자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늙는 길을 가시로 막지 말고 길을 넓혀 오기 쉽게 하며, 오는 백발 막대로 치지 말고 쌍수 들어 환영하는 게 낫지않을가 한다. 이것이 신의 섭리에 순응하고 자연법칙에 부합하는 마음 편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우탁 선생의 시조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도와 목적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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