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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수 없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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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6일(화) 17:16 [(주)문경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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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사람이 태어나기이전의 전생에서 출생과 관련한 희망사항을 제출하여 이대로 태어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프리카 빈곤한 나라에서 흑인 원시민으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나라 두메산골의 화전민 자녀로 출생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이러한 사람은 없을 것이며, 모두 부강한 국가의 부유한 좋은 집안에서 잘 생기고 머리 좋은 백인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불행이도 인간의 출생은 인간의 희망대로 되지 않는다. 무작위(無作爲)에 의한 복불복(福不福)의 운이다.
신의 섭리이던 자연의 법칙이던 간에 잘 된 일인 것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몇 곳으로만 쏠리어 이 세상은 극히 불균형스럽게 되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사람이 없고 백인 만 존재하며 여자의 수는 남자 보다 많이 적을 것이다.
사람이 자기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을 하늘이 부여한 것, 즉 천부적인 것, 타고난 팔자, 불가항력의 운명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요소들을 크게 나누면 신체적인 것과 귀속적인 것으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신체적인 요소로는 남녀 성별, 체위, 피부색, 머리색, 눈동자색, 얼굴모습, 지능지수(I.Q.) 등이 있고, 다음의 귀속적인 요소로는 조국, 고향, 인종, 성씨와 관향, 선대와 부모 및 가족, 출생 시기 등이 있다.
태어나면서 부여 받은 이들 운명적 요소들에 대해 살아가면서 만족스러운 요소가 있는가 하면 만족하지 못하는 요소도 있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요소를 가진 사람은 자기 운명에 대해 실망과 체념, 미련과 혐오감을 갖지 말고, 변경할 수 없는 이들 요소들에 대해서는 일찍이 포기하고 단념하며,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삶 자체를 포기하거나 타락시키게 되기 쉽다. 그리고 한편 비교적 좋은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비하하고 멸시하며 천대하는 의식이나 행동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일어났던 역사적 비극이 동서양에 허다히 많았던 것이다. “왕후장상(王候將相)의 씨가 따로 있느냐?”하며 일어난 역성혁명(易姓革命), 연이은 흑인의 폭동사건, 지역 간의 갈등대립 등이 그것이다.
우리 역사에도 타고난 신분 때문에 천부적 재능을 올바로 발휘하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빠졌던 인물이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홍길동(洪吉童)은 서자였기에 의적(義賊)이 되었고, 임꺽정(林巨正)은 백정 출신이었기에 흉도(凶徒)가 되었으며, 김병연(金炳淵)은 조부가 역적이었기에 김삿갓이 되어 천하를 주유하게 되었던 것이다.
타고난 운명적 요소는 대부분 인위적으로 바꾸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요소들이 주는 제약과 고난이 너무 심하여 이를 바꾸어 보고자 하는 노력을 시도한 사람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있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국적을 변경하고 고향을 바꾸며, 심지어 얼굴과 머리색까지 서양 사람처럼 되려고 수술하고 꾸민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고향과 신분을 속여 말하기도 한다. 참으로 처절하고도 가련한 이야기다.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물리적 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변형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만민평등사상을 보편화 하여 사람이 갖고 있는 어떠한 운명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차등 없이 대우 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남북한이 분단된 지 70년이 된 우리민족은 지금 당장 통일이 되더라도 분단기간의 배가 되는 140년이 지나야 민족의 등질화가 가능해지며, 그 때까지는 양자 간의 갈등과 분쟁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족의 의식과 행태를 일체화하고 등질화하기 위한 노력과 운동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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