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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주의 뉴스로 세상읽기(79)-“탁” 치니, “윽”하고 죽더라

2022년 08월 02일 [주간문경]

 

 

↑↑ 강성주
전 재경문경시향우회장
전 포항문화방송 사장

ⓒ (주)문경사랑

 

35년 전인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서울 남영동]에 연행돼 조사받던 서울대생 21살 박종철군이 사망했다. 경찰은 박군이 하숙집에서 연행돼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이 책상을 세게 두드리는 순간, 의자에 앉은채 갑자기 ‘윽’하는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고 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탁 치니, 윽하고 죽더라”다. 좀 옛날 이야기지만 우리 현대사 전개에 중요한 계기가 된다.

우리나라 현대정치사를 바꾼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고문치사사건’은 이렇게 경찰의 거짓말로 시작됐다. 경찰은 박군이 조사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깨어나지 못해, 쇼크사라고 했다.

이런 경찰의 발표는 전부 거짓이었다. 박종철군은 경찰관 5명에게 사지를 붙들려 물고문을 받다가 조사실에서 사망했다. 만약 당시에 검찰의 ‘변사사건 지휘권’이 없었다면, 박군은 그냥 쇼크사로 처리됐을 것이다.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이래서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 뒤 박군 사망의 진실이 밝혀지고, 그 사건으로 전두환 정권은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수용해 대통령직선제를 받아들이고, 국민들은 헌법을 바꾸어서 우리나라를 민주주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지켜왔다.

경찰, 좋은 기회 다 놓쳤다

민주화가 많이 진전된 2022년, 경찰이 다시 ‘거짓말’을 시작한다. 1987년 당시 독재 권력의 주구(走狗) 노릇을 하던 경찰이, 이제 진짜로 민주화된 정권에 대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운운하면서 집단행동을 하겠다며 정권을 위협하는 언동을 계속하니 기가 막힌다.

세상이 좋아진 건지, 나라에 망조가 든 것인지, 어이가 없다. 현명한 국민들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운운하는 경찰의 헛소리 같은 거짓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 분위기여서 그나마 다행이다. 역시 국민은 말은 하지 않아도 알 것은 다 알고 있다.

경찰은 사실 문재인 정권 때,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외치면서 제대로 수사를 했어야 했다. 그러면 경찰청장을 지낸 사람이 지금 대통령이 돼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기회를 놓친 것 같다. 한번 생각해보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2017년 대선 여론조작을 위한 드루킹 사건, 이용구 법무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 대장동 개발 비리,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의 도청 법인카드 사용 등, 경찰이 수사력을 발휘할 크고 작은 사건들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상급자의 부탁을 받느라, 자기 자리 지키느라 깔아 뭉개놓고, 지금 와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운운하면 어느 국민이 “경찰, 잘한다”며 박수치며 동조해 주겠나?

더구나 지금 일선 경찰서는 통상적인 고소 고발 사건도 처리가 늦어져, 경찰을 보는 국민들의 눈초리가 곱지않다.

민주적 통제장치 필요하다

우리 정부조직을 보면, 대검찰청은 법무부가 검찰국을 통해 인사, 예산, 수사지휘권, 감찰권을 행사하고 있고, 국세청과 관세청 등은 기재부가 세제실을 통해 통제와 소통을 하고 있다. 즉 정부중앙부처는 제도와 정책을 관장하고, 외청은 실무를 총책임지는 시스템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국가경찰을 운용하는 나라들도 내무부에서 경찰과 관련된 정책, 인사, 예산, 감찰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런 민주적 통제는 세계 모든 국가의 자연스런 행정이다.

이것이 국민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경찰에 누가 권한을 주었는가? 국민이 준 것이다. 국민은 선거로 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을 뽑지 않았다. 대통령을 선거로 뽑고, 대통령을 통해 권한을 나누어 주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경찰청은 지금까지 청와대 비서실의 치안비서관을 통해 통제를 받으면서 권력기관의 단맛을 누려왔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아 경찰에 넘겨주면서도 제대로 통제를 하지 않았다. 그 보답으로 경찰은 문재인정권의 권력자나 청와대가 관련된 수사를 눈감아 주는 권력의 주구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지난번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이제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 제도가 없어진 새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 경찰을 통제해야 하는가? 경찰은 13만명이 넘는 인력이 모여 있고, 수사 뿐만 아니라 정보수집도 담당하고 국정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도 넘겨 받고, 또 국민의 안전과 일상을 책임지는 치안업무도 맡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게다가 비상시에 대비해 무기를 보유한 조직이다.

과거 독재정부에서는 정치적 악역이 강요됐다. 앞에서 이야기한 박종철군고문치사사건도 권력의 강요에 순응하다가 생긴 일이다. 그래서 새 정부 출범에 즈음해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에서는 행안부가 경찰국 같은 새로운 직제를 신설해 민주적 통제와 지휘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사기관 정비 시급하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졸속 입법으로 수사기관에 대한 정리가 아직 미흡하다. 졸속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았지만, 그 대안으로 차분하게 수사를 맡을 기구나 기관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계가 뻔한 공수처를 어떻게 할 것이며, 검찰의 직접 수사는 어디까지며,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 통제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며, 중대범죄수사청은 설치할 것인지, 그러면 기존의 검찰과 검찰 수사관, 경찰의 수사인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이 차분하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에서 말했지만, 수사권의 오․남용, 불법․청부 수사, 형사소송 등에 관한 각종 절차 위반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국민이 피해를 본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자신들 죄 감추기에 급해서 나라나 국민은 생각도 않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말했듯이 “죄 지은 놈만 살판이 났다.” 이러면 보통 국민의 인권과 선량한 국민의 보호가 점차 소홀해 진다. 이것은 나라에서 공정함을 사라지게 하는 일이고, 공정함이 사라진 땅에서는 정의도 사라진다. 정의가 사라진 나라는 더 전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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