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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영토분쟁(46): 아시아의 영토분쟁-쿠릴(Kuril)열도 분쟁(2)

2018년 11월 13일 [주간문경]

 

홋카이도의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살펴 봤지만, 19 세기 후반 <홋카이도>와 <사할린(樺太)> 또 <쿠릴열도>의 상황은 대동소이했다.

이들 지역에서 선주민들은 러시아인과 일본인에게 밀리면서 점점 소외되기 시작했고, 일본인과 러시아인은 각각 모여 살거나 섞여 살면서 채광이나 어로 등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1700년대 이후 남 쿠릴의 <이투루프> 섬에 들어와 집단 거주지(현재 인구 22,000명의 쿠릴스크 市)를 형성하기 시작했으나, 1855년부터는 남 쿠릴열도의 4개 섬이 일본의 지배로 바뀌었다. 일본과 러시아가 맺은 <러일통상우호조약,露日通商友好條約, 일명 시모다(下田)조약>의 결과이다 (일본은 <러일통상우호조약>을 맺은 2월 7일을 ‘북방영토의 날’로 지정해 지금도 행사를 열고 있다. 또 하나의 기념일은 2월 22일의 ‘다케시마의 날’이다). 당시 일본 에도막부(江戶幕府, 1603~1867)와 제정러시아(1721~1917)는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열강들의 진출 -식민지 쟁탈전-에 대비해 극동 지역에서 각자의 영토를 확인하고 챙기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잠시 러시아의 상황을 살펴보자.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엽까지 1차 산업혁명을 마무리한 유럽 열강은 원료 공급지와 소비시장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다니기 시작한다. 후진적인 농업사회를 이루고 있던 다른 지역들은 유럽의 막강한 대포 앞에 무너졌고, 이러한 바람은 극동 아시아 쪽으로도 불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산업혁명을 최초로 이룩한 영국이 제일 앞에 서고, 프랑스, 네델란드, 벨기에, 에스파니아, 포르투갈이 그 다음 그리고 국민국가 형성이 늦었던 독일과 이탈리아가 제 3선에서 식민지 확보 싸움에 나선다. 그러나 미국은 서부(西部) 개척에 몰두하느라, 해외 식민지 경쟁에 나설 형편이 아니었다.

반면 아직 산업혁명을 겪지도 않은채로 덩치로 한 몫하는 러시아는 유럽의 강대국 그룹에는 들었으나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는 좋은 조건, 나쁜 조건이 섞여 있는 상황이었다. 러시아의 남서쪽으로는 <오스만터키제국, Ottoman Empire>이 힘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었고, 산악 지역인 카프카스(영어로는 코카서스, Caucasus) 방면에서는 여러 소수 민족들이 저항하고 있었다.

중앙아시아의 넓은 지역에서도 이슬람교를 믿는 민족들이 러시아를 거부하고 있었으나, 힘이 빠져 가는 청(大淸國, 1616~1912) 나라 때문에 동쪽으로는 진출이 좀 수월했다. 우리가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을 칭송하고 중국인들이 강희제(康熙齊), 건륭제(乾隆帝)를 명군(明君)으로 치듯이 러시아인들도 영토 확장에 힘을 쓴 <알렉산더2세(1818~1881)>(농노(農奴)해방령을 선포해 ‘해방자 알렉산드르’,Alexander the Liberator라는 칭호를 얻었다)를 높게 평가한다. 러시아는 이미 1700년대 초에 캄차카 반도를 손에 넣고 베링(Bering)해를 건너 알래스카(Alaska)로 넘어간다. 모피상인들(상인 등 민간인들이 먼저 가면 그 뒤로 군인은 자동으로 따라가게 돼 있다. 자국민을 보호해야 되니까)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인들은 알래스카 선주민들과의 투쟁에서 이기고 이 지역을 장악했다.(러시아는 이 땅을 1867년, 720만 달러를 받고 미국에 매각한다)

러시아는 또 1858년 <아이훈(愛琿)조약>을 맺어 아무르강 북쪽 지역(60만 평방Km)을 얻고, 1860년에는 <베이징(北京)조약>으로 우수리강 동쪽의 연해주(沿海洲, 이 지역은 러시아에서 Primorsky Krai라고 불렀는데, 이 말의 뜻이 ‘바다와 접해 있다’여서 중국어로 그 뜻을 옮겨 ‘연해주’라고 불렀다. 면적 16만6000평방Km)를 차지한다. 러시아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이룩한 것이다.

러시아가 일본과 <통상우호조약>을 맺는 1855년은, 바로 이 무렵이다. 러시아와 일본인들이 몰려들어 살기 시작한 <쿠릴열도>와 <사할린> 등에 대한 영유권을 확정해야 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1,300Km에 걸쳐서 길게 뻗어 있는 쿠릴열도 가운데 일본의 세력권에 있는 남(南)쿠릴 섬 4개는(이 4개 섬이 소위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北方領土’이다) 일본이, 그리고 그 위의 중(中)쿠릴 열도와 북(北) 쿠릴 열도는 러시아의 영토로 하기로 두 나라가 합의한 것이다. 즉 <남 쿠릴>의 북쪽 끝(즉 제일 윗쪽) 섬인 이투루프(擇促島)와 <중 쿠릴>의 제일 남쪽(가장 아래쪽) 섬인 우루프(得撫島) 사이에 국경선이 그어졌다. 그렇지만, 왼쪽에 있는 사할린(Sakhalin, 樺太)섬은 아직 혼전 중이었다. 1800년 초 사할린섬 남쪽 지역까지 진출한 일본 막부(幕府)는 1853년 제정러시아가 사할린 섬의 영유권을 선언했지만 철수하지 않고 계속 눌러앉아, 1867년 사할린섬은 러시아와 일본이 함께 관리하는 ‘협동 관할지’가 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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