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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계면지 발간에 부쳐

2026년 04월 29일 [주간문경]

 

 

↑↑ 정창식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주간문경

 

호계(虎溪)면은 삼국시대 이전에 가은현, 문경현과 함께 고령가야에 속해 있었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호현방(戶縣方)으로 후기에는 호현면(戶縣面)으로 불리었다.

1906년 행정구역 조정계획에 따라 지금의 호계면 지역 일부와 호서(戶西)면이었던 호계의 서쪽인 불정과 유곡 그리고 호남(戶南)면에 속해있던 창리, 흥덕, 점촌 일대를 합쳐 호서남(戶西南)면으로 병합하였다.

지금의 산양과 산북 일부를 제외한 점촌과 흥덕 등 시내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이 호서남면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후 점촌읍으로 승격되면서 그 이름은 지금의 호서남초등학교의 교명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옛 문헌에 나타나는 호계면의 뛰어난 경관에는 오정종루(烏井鍾樓)와 곶갑잔도(串岬棧道)가 있다. 오정종루는 지금의 체육부대가 위치한 곳의 오정사의 범종루를 일컫고, 곶갑은 마성면과 경계에 있는 토끼비리를 말한다.

이는 문경의 절경을 읊은 문경팔경에 속한다. 특히 곶갑, 즉 토끼비리는 현재 국가 명승 31호로 지정되어 있다. 비리는 강가나 냇가 등에 높이 솟은 절벽을 이르는 말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그 유래가 적혀 있다.

“… 돌을 파서 사다리 길을 만들었는데 구불구불 거의 6, 7리나 된다….”

고려 태조가 이곳에 이르러 길을 잃게 되었는데 갑자기 토끼가 나타나 벼랑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고 길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곳을 토천(兔遷)으로 불리게 된 연유이다.

옛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좁고 험한 길을 이용하려고 이곳에 나무로 만든 사다리 위를 건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잔도(棧道)라고 부르는데 간혹 사다리가 무너져 사고도 많이 났다고 한다.

특히, 많은 시인묵객들이 이곳을 소재로 시를 남겼는데 마지막 싯구에 통행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조선 초 사림의 거두였던 점필제 김종직은 이렇게 탄식했다.

“… 굼뜬 말은 빠른 걸음 자랑하다가 /여기에 와서는 더디기만 하구나”

사실, 호계현은 오랫동안 오정산을 배경으로 역사적 환경이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으나 월방산 또한 이에 못지않다. 최근에 신년 해맞이 행사와 개미취 축제 등으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봉천사와 병암정 앞 소나무는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서리3층석탑과 봉정리 마애석불좌상 등 불교 유적에 대한 관심으로 시내와 인접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적지 않다.

살펴보면, 호계면은 우리 문경에서 지리, 역사, 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국군체육부대를 비롯해 문경교육지원청, 문경대학교, 숭실대학교 연수원 등 주요 기관이 자리하며 면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도 그렇지만 1970년대 초에 1만여 명이었던 주민이 지금 2,500여 명에 이르는 상황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호계면지가 발간되었다. 면지는 총 729쪽 분량으로, 위치와 환경, 자연, 인구, 역사, 행정, 교통, 농업, 사회복지, 교육, 산업·유통, 종교, 문화, 고유풍속, 주요 성씨, 마을, 효부·효자 등 모두 16개 장으로 나눠 호계면의 전반을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

“호계면지를 완성하는데 5년 여의 시간이 걸렸어요.”

호계면지를 발간한 경상북도향토사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록 회장은 평생을 고향에서 살아온 호계인이다. 그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식견이 남다른 사람으로 특히 한문에 조예가 깊다. 늦은 나이에도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하였는데 이번 발간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호계면지는 그래서 더욱 애향민들에게 고향 사랑의 지침서로써 긍지의 표본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주간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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