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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명품 축제장에 가면 나도 명품

2012년 04월 25일(수) 09:13 [주간문경]

 

↑↑ 윤보영/시인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2009)
‘사기막골 이야기’ 등 10여권 시집 출간

ⓒ (주)문경사랑

‘아! 벌써 이렇게 되었나?’ 서울시청 옆을 지나다가 전광판 홍보영상을 보고 곧 문경에서 「명품 찻사발 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았다. 바쁘게 살다 보니 잊고 지나칠 뻔했는데 다행이다.

올해 14번째 개최되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지역 도예인들이 전통 가마에서 생산된 도자기를 알리기 위해 시작했으며,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드라마 촬영장인 문경새재 세트장에서 개최된다. 처음 축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규모가 작고 참가자 대부분이 지역주민이었으나 도예인들과 문경시가 힘을 합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전국 최우수 축제로 지정받는 성과를 얻었다.

‘흙, 불, 바람의 어울림’ 주제로 명품 찻사발축제가 열리는 문경새재는 한옥과 궁전이 있는 오픈세트장이 있고, 이를 전통도자기 전시장으로 잘 활용해 도자기 맛을 더하고 있다.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이 축제는 문경전통도자기명품전, 찻사발 공모대전, 도예명장특별전 등이 함께 열려 전통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와 귀한 정보 나눔의 장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찻사발 공모전, 찻사발 국제교류전, 국제도자기 워크숍 참석 등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도예인들이 대거 몰려와 이제 세계축제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장작 가마를 통한 전통도자기만을 고집하는 문경 도자기는 필자와 인연이 깊다. 어린 시절부터 전통도자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오래전부터 문경에서 생산되는 찻사발을 수집해왔다. 그 덕분에 어쩌면 깨어지고 사라졌을 귀중한 옛 도자기를 소장할 수 있었고, 기회가 되면 자료적 가치가 있는 몇 작품은 전시관이나 기념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더구나 필자의 두 번째 시집 ‘사기막골 이야기’는 문경 지방에서 생산되는 분청사기와 백자를 내용으로 담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자기 시집이다. 도자기를 소재로 글을 쓰기 위해 문경시역 도예인을 수없이 많이 만났고, 지금은 터만 남은 옛 민요지를 찾아가 사금파리에 생명을 불어넣고 대화를 나누며 글을 쓰곤 했었다.

이런 인연으로 찻사발 축제가 열릴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갔었다. 축제장에 가면 구속 구석에 전시된 도자기를 살펴보고, 직접 도자기를 빚어 보거나 찻사발에 차를 마셔가며 도자기 맛에 빠져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전통도자기는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친척들과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소개해 많은 사람을 ‘예스문경맨’으로 만들기도 했다.

문경은 과거 충주 남한강 나루터와 가까운 지리적 여건과 도자기 원료가 되는 사토가 다량 분포해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나무와 맑은 물 때문에 조선시대 생활자기를 생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전통도자기그릇이 백사기그릇과 양은그릇에 밀려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뜻 있는 도예인에 의해 그 맥이 이어져와 오늘날 문경이 가장 예스러운 전통도자기고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찻사발 축제장에 다녀 올 생각이다. 찻사발을 비롯해 다양한 도자기 속에서 지난날의 나와 오늘의 나를 함께 담고 미래를 빚어가며 명품 속에서 넉넉한 시간을 보내다 명품이 되어 돌아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뜨거워진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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