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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門耳

2011년 07월 18일(월) 08:55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점촌1동 산악회

ⓒ (주)문경사랑

얼마 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으로부터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에서 발간하는 「문경문학」6집에 실을 글이라고 하였다.

아직 문력(文力)이랄 것도 없는 형편에, 이미 문필로써 존경받고 있는 지역 문재(文才) 분들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정중히 겸양의 말씀을 드렸더니, 그분은 며칠 뒤에 메일로 보내달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 것이었다.

졸필의 처지에 사양도 결례라는 생각과 책 끝자리에 권외(卷外)처럼 실려 다른 옥고(玉稿)에 누를 덜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졸고를 보내드렸다.
그리고, 지난 주말 「문경문학」제6집을 받아보았다.

깔끔하고 친근감 있는 디자인에 ‘문경지부 창립35주년 기념사화집’이라는 부제가 적혀 있었다. 우리 지역에서 글을 쓰는 분들의 대표적 모임인 문협이 어느덧 장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그리고 지역의 문인들과 함께 글을 나란히 했다는 영광과 그 글이 졸고라는 자격지심이 교차하면서 혼자 얼굴을 붉혔다.

잘 짜여 진 책의 구성과 역량 있는 분들의 글 솜씨에 감탄하고, 우리 지역문학의 연륜이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앞서 있겠다는 생각에 감사하면서, 언젠가 보았던 문협김천지부에서 발간한「김천문학」을 떠올렸다.

책에는 우리나라 대표적 시조시인 정완영 선생과 김천지역 문인들의 대담이 실려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국민적 사랑을 받은 시조 「조국」의 작가인 그는 아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고향 김천에 터를 삼아 여전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 지역문학발전에도 열심이었다. 대담에서, 자신의 호(號)를 고향 김천의 천(泉) 자(字)를 파자(破字)하여 백수(白水)로 지었다고 했다.

고향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고향은 대한민국 대표 시조시인이 되어 돌아온 그를 위해 백수문학관을 짓고 해마다 백수문화제와 전국백수시조백일장을 열어 지역 문화 함양에 돛을 높이고 있다.

그래서, 그곳 문인들은 그와 더불어 우리나라 현대시조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김천시조’라는 이름의 책을 발간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고향사랑이 그 지역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대담이었다.

문득, 우리 문경을 살펴본다. 그리고, 문경의 문(聞) 자(字)를 파자하여 문이門耳라는 이름을 지어보았다.

문이門耳, 백수白水가 단지 샘 천(泉) 자(字)를 파자하여 다른 의미가 없듯이,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새삼 이를 풀어본다면 그 뜻이 문경의 어원인 문희경서(聞喜慶瑞)에 닿아 있다. 서울과 영남은 물론, 대한 팔도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경의 입구 문경새재 관문(門)에서 경사스런 소식을 귀(耳)로 듣는다는 문희경서, 문경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우리 지역에 문학발전의 토양이 이루어진 지 서른다섯해가 되었다. 장년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 우리 지역문학의 품격도 여느 곳 못지않게 분명 고양되리라고 믿는다.

더하여 우리 문경을 위해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높여줄, 그래서 함께 기쁜 소식을 전해 줄 김천의 백수 선생을 대신할 우리 문경의 문이門耳 선생을 기다려본다. 언젠가, 우리들 앞에 나타 날 그를 위해 문이門耳 라는 이름을 잘 간직해 두어야겠다.

그리고, 어느 휴일 「문경문학」6집을 들고 김천의 백수문학관에 들러보겠다.

그곳에서 우리 문경의 문이門耳 선생을 그리면서, 고등학교 때 읽었던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으로 시작하는 백수 정완영 시인의 명시「조국」을 음미하고 싶다.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 맺힌 열 두 줄은
구비 구비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법률자원상담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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