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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里長城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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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09일(토) 11:59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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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 (주)문경사랑 | | 여인은 동이트기 전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놓고 방으로 들어가 사내를 깨웠습니다.
사내는 흔드는 기척에 단잠에서 깨어나 밝은 아침에 여인을 보니 젊고 절세의 미모에다 고운 얼굴에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니 양귀비와 같이 천하 미색이었습니다.
사내는 저런 미인과 평생을 같이 살 수 있다는 황홀감에 빠져서 간밤의 피로도 잊고 벌떡 일어나서 여인을 힘껏 포옹하고 어제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길 떠날 차비를 하였습니다.
여인은 사내가 보는 앞에서 장롱 속의 새 옷 한 벌을 꺼내 보자기에 싸더니 괴나리봇짐에 챙겨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내의 손을 살며시 잡고 또다시 다짐을 두었습니다.
“다녀 올 길이 멉니다. 혹시라도 당일에 못 만날 수도 있으니 사흘 길을 잡으시고 천천히 다녀오세요. 그리고 이것은 가시다가 시장 하시면 드세요.”
여인은 사내의 마음을 녹여내는 언행으로 사내의 마음을 꽁꽁 묶어두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내들은 여인네의 간교에는 다 넘어가잖아요? 사내도 여인네와 한시라도 떨어지기 싫지만 어쩌겠어요. 여인과 약속하였으니 잘 다녀오겠다며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시절은 춘삼월 호시절이라 산천경계를 구경하며 부지런히 걸어서 드디어 부역장에 도착하여 감독관에게 면회를 신청하니 감독관이 거만하기가 짝이 없는지라, 사내는 여인이 준 은가락지 하나를 감독관에게 얼른 건네주니 감독관의 입이 떡 벌어지며 거만한 태도가 싹 가시고 친절하기가 저린 배추 같았습니다.
사내는 면회를 온 연유를 이야기하며 특히 옷을 갈아입히고 글 한 장을 받아 가야 한다는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감독관이 흔쾌히 허락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옷을 갈아입히려면 공사장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한 사람이 작업장을 나오면 그를 대신해서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옷을 갈아입을 동안 당신이 잠시 교대를 해 줘야 가능하다." 고 말하자. 사내는 그렇게 하겠노라 하고 여인의 남편을 만난 사내는 감독관이 시키는 대로 다른 관리와 함께 공사장에 들어가 여인의 남편과 교대를 하였습니다.
관리를 따라 나온 여인의 남편은 감독관에게 전후사정 이야기를 듣고 감독관이 건네주는 보따리를 받아들고 공사장 객사에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보자기를 펼치자 옷 속에서 편지가 떨어졌습니다.
"당신의 아내 봉임입니다. 당신을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옷을 전한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외간 남자와 하룻밤 같이 자게 된 것을 두고 평생 허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시면 이 옷을 갈아입는 즉시 제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시고 혹시라도 그럴 마음이 없거나 허물을 탓하려거든 그 남자와 교대해서 공사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십시오."
부인이 울면서 써내려간 애절한 편지를 읽은 남편은 자신을 부역장에서 빼내 주기 위해서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다고 고백을 듣지만 그것을 용서하고 아내와 오순도순 사는 것이 낫지, 어느 바보가 평생 못나올지도 모르는 만리장성공사장에 다시 들어가서 교대를 해주겠는가? 남편은 옷을 갈아입고 그 길로 아내에게 달려와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명한 아내야 말로 하룻밤을 자고 만리장성을 다 쌓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고많은 인간사에서 이처럼 다른 사람이 나 대신 만리장성을 쌓아준다면 다행한 일이겠지만, 어리석은 그 사내처럼 잠시의 영욕에 눈이 어두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의 만리장성을 영원히 쌓아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지금의 세상에서 과연 그 여인처럼 지혜로운 만리장성을 쌓는 여인이 있을지 생각한다면 많은 여성분들께 욕먹겠지요? 세상의 삶은 지식 보다는 지혜로움으로 사는 것이 참 삶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들 할머니 어머니들이 그렇게 사셨잖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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