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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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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07일(목) 09:50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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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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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문경사랑 | | 눈(雪)이 6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낸 사람은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였다.
신학(神學)을 공부하던 그가 천문학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코페르니쿠스의 영향 때문이었는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地動說)’을 수정(修正), 발전시킨 탁월한 이론이나 당대 최고의 저작으로 꼽히는 ‘우주의 조화’ 등 그의 업적은 괄목 할만 하지만 종교적 신비주의가 많은 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1611년에 발표한 ‘새해의 선물-6각형의 눈’에서 그는 눈(雪)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눈(雪)에 관한 모든 것을 다뤘으나 왜 6각형의 구조를 이루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천문학자의 표현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 아름다운 상형문자는 하느님의 창조물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썼다.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몰입해 일평생 현미경으로 눈(雪)의 결정(結晶)을 찍는 일에만 매달린 사람이 20세기 초반의 미국 사진작가 벤틀러였다.
그는 1931년 3천여 종을 모아 사진집을 내기도 했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문학, 미술, 음악 등 모든 표현기법을 동원해 이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형상해 왔다.
하지만 눈은 아름다움과는 상반되는 또 다른 모습을 지닌다.
보기 좋게 내리던 눈(雪)이 폭설로 내리기 시작하면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괴물의 형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선조 임금 때만 해도 30여 차례의 폭설로 피해가 엄청났으며, 특히 중종(中宗) 때는 12월에 열이틀 간 줄기차게 쏟아진 끝에 적설량이 2m에 가까웠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그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눈(雪)을 미워하기보다 좋아하고 사랑한다.
케플러도 새해의 첫눈을 ‘하느님의 은혜로운 선물’ 이라 표현했지만, 예부터 우리 민족도 정초에 눈(雪)이 내리면 이를 서설(瑞雪)이라 하여 ‘풍년들고 나라에 상서(祥瑞)로운 일이 생길 조짐’으로 받아 들였다.
올 겨울에는 눈다운 눈이 내리질 않아서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우리나라도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등 세인들이 입방아를 찧더니만 결국 12월에 들어서서 서쪽 지방과 중부지방으로는 폭설이 내려서, 미처 수확하지 못한 벼나 농작물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교통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겨울에는 눈이 와야 세상의 인심도 순해진다는 옛 어른들의 이야기는, 세상이 변한 지금에 와서는 농경시대의 전설이 되고 말았다.
폭설은 자연이 인간들에게 주는 재앙(災殃)으로 돌변한 것이다.
교통체증과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등장하여 급기야 민족의 대 동맥인 고속도로를 마비시키는 일이 다반사로 생기고 있다.
예로부터 자연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것은 군주(君主)의 제일의 덕목(德目)인데…….
작금에 와서는 소인배(小人輩)에서부터 저 높은 양반님들까지 어느 한사람 자연을 이용만 했지 보살핌을 하지 못한 것이, 이제는 자연재앙으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이다.
다행이 지금의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자연 친화적인 경제 발전의 모델을 내놓고 온실 가스 배출량도 4%로 낮추기로 한 것은 때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대단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기(雨期)가 되면 해마다 되풀이 되던 홍수로 인한 하천의 범람과, 갈수기에는 물 부족으로 시달렸는데 이 것을 근원적으로 개선해 보자는 것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대단위 국책 사업을 놓고 당리당략적인 말(言)장난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서설(瑞雪)이니, 낭만이니 하는 눈의 예찬(禮讚)도 삶의 번거로움 앞에서는 점차 퇴색(退色)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리기만 하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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