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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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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30일(월) 06:2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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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우
아시안트레딩(주) 대표이사 회장
재경문경시향우회 부회장
본보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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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문경사랑 | | 가을도 저물고 어느덧 초겨울에 접어들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기분이 든다.
농촌에는 가을수확을 마치고 풍년을 노래 하지만 우리 어릴 때 보릿고개의 기억이 뚜렸할수록 수확에 대한 기대는 더욱 강렬하기만 하다.
그 때는 농촌의 묵은 곡식은 바닥나고 햇보리는 채 여물기 전인 초여름께가 아니라도 사시사철 끼니를 걸러야 했으니 말이다.
오죽했으면 기껏 생일날이나 쌀밥을 구경할 수 있었을까. 그나마 생일 당사자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은 잡곡밥으로 만족해야 했다.
요즘은 일부러 잡곡밥 식당을 찾기도 하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들녁에 누렇게 일렁이는 황금물결을 바라보면 어찌 저절로 어깨춤을 들썩이고 굿거리장단을 흥얼대지 않겠는가.
이제 웬만큼 먹고 살게는 되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농촌은 피폐해져가는 모습이다. 농민들은 늘어나는 빚더미에 걸터앉아 한숨짓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도시와 벌어지는 교육. 의료 격차도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7%를 겨우 웃도는 350만에 불과하다는 통계 숫자가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젊은이들은 어느새 거의 떠나버리고 노인네들만 남은 것이 요즘 농촌의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 농촌을 짓누르는 더욱 큰 시름은 쌀값 문제다. 우리의 쌀 시장 개방은 2014년까지 유예 됐다고는 하지만 그 기간 동안에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외국산 쌀의 양은 매년 늘어간다. 정부의 쌀 수매도 폐지됐다. 이러고 보니 시중의 쌀값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이 바람에 며칠 전 우리고향의 인근인 안동과 상주등지의 농민단체들이 쌀값 보장과 농업예산 증액 편성 등 ‘농민 생존권 쟁취’를 요구하며 벼를 갈아치우고 벼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엔이 2004년을 ‘쌀의 해’로 정했지만 이처럼 쌀을 에워싼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현실은 혹독하다.
농림당국은 며칠 전 올해 쌀 생산은 풍년농사를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풍작으로 인해 오히려 쌀값이 떨어지고 재고가 쌓일까 걱정이라는 우울한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식생활이 바뀜에 따라 소비는 자꾸만 줄어들기 때문이다.
차곡차곡 낟가리를 쌓아 올리며 흐뭇함과 심란함이 교차하는 농업인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풍작이 반갑기는 하지만 풍년가를 부르기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는 처지다.
내고향 문경인들이여! 희망가를 소리 높게 부르며 풍요한 내일을 기약함이 어떠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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