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4-17 오후 06:02:50

종합행정정치출향인사회/복지/여성산업문경대학·교육문화/체육/관광사람들길 따라 맛 따라다문화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독자투고

직거래장터

자유게시판

결혼

부음

뉴스 > 사설/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아! 가을인가?

2009년 11월 09일(월) 11:14 [주간문경]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주)문경사랑 주간문경신문

상강(霜降)을 넘기면서 여름내 무성했던 초록빛깔들이 어느 틈에 알록달록 그림물감을 칠해 놓은 듯한 가을 색(色)으로 수런수런 번지기 시작합니다.

지난 해 가을 이래 자취를 감추었던 고운 빛깔들이 어느새 고지(高地)를 점령하더니 오늘은 우리 집 감나무마저 점령하고 다시 개울을 건너 들판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유난히도 비가 잦았던 지난여름도 지나고 질금질금 내리는 가을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푸른 빛깔들이 저희들끼리 바람 모아 이슬 모아 달빛아래 하루저녁 의논하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어느새 제철을 알아보고 진한 가을 물감을 풀고 있습니다.

어제는 햇빛도 좋고 기온도 선선하여 건너 마을 양계장에서 계분(鷄糞)을 사다가 퇴비와 섞어서 밭에 드문드문 서있는 감나무들에게 보약 한 재씩을 선물했습니다.

역겨운 거름 냄새가 진동하지만 겨울동안 푹 삭아서 내년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보여 주고, 올해처럼 알알이 열매 달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았습니다. 동네 할아버지가 오셔서 평생 동안 농사지으시며 터득하신 농사 기밀(機密)(?)을 아무런 댓가도 없이 하나하나 일러주셔서 한참을 경청(敬聽)하였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겠지만 농사도 주인의 정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흔한 말이지만 할아버지의 오늘 말씀은 내게 있어서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정성”. 과연 나는 매사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반성해 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죽은 뽕나무 등걸을 타고 기어 오른 담쟁이의 빨간 가을 옷이 보기가 좋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알록달록 물들어 가는 자연의 조화에 경의(敬意)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위적인 그림이 아무리 좋다하나 자연 그대로의 그림을 어찌 쫓아가리오.

영고성쇠(榮枯盛衰)의 변함없는 법칙대로 이제는 성(盛)함을 접고 쇠(衰)한 길로 접어든 것이지요. 무던히도 영양분을 축적(蓄積)한 잎들이 거름이 되기 위해 서리를 맞고 절이 삭아서 뿌리로 떨어지면, 잎들은 거름되어 다시 또 윤회(輪回)의 길을 시작하겠지요. 난 오늘 동네 할아버지의 농사 강의도 듣고 밭 둘레의 나무들을 손질하고 겨울나기에 좋도록 정리해 주었습니다.

‘가을아! 나도 이제는 가을인데 너는 어찌 그렇게도 고우냐? 방법이 뭐냐?’
고운 가을을 보고 문득 심술궂은 생각을 떠올려 봅니다.
사람도 저렇도록 곱게 늙어갔으면…….

아직은 초가을 인생이지만 뭔가 헐거워 보이는지 가족들의 염려가 더 심해짐을 느낍니다.

추하지 않게 보기 좋게 곱게 늙어야 된다는 집사람의 잔소리가 이제는 삶의 숙제가 되어 매일매일 그 숙제 풀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처럼 성(盛)함의 기운들은 서서히 내려놓고, 우리 황혼의 인생도 그렇게 곱게 물들어 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계절의 변화와 맞물려 돌아가는 생명의 윤회가 경이(驚異)롭기만 합니다. 가을밭의 흙을 만져 보십시오. 새봄의 흙과는 분명 다른 촉감을 느낄 것입니다. 봄의 흙은 부드럽고 윤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밭의 흙은 왠지 느낌이 푸석한 것이 할머니 손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도 자연물(自然物)의 하나입니다.

젊은 사람 손과 늙은 사람의 손은 분명하고 극명(克明)하게 다르지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攝理)에 따라 순응(順應)할 수밖에 없다보니 세월의 무게가 표가 날 수 밖에요.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모든 것들은 영고성쇠(榮枯盛衰)의 흐름에 순응하고 거기에 충실히 따를 뿐입니다. 어떤 이는 오음성고(五陰盛苦)의 아픔을 감내 하면서 까지 욕심을 부리다가 화(禍)를 자초(自招)하는 사건들을 거의 매일 접(接)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연의 이치를 거슬리면 반드시 화(禍)를 부르지요. 그 또한 자연의 순리요 법칙입니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사시사철 어우러지는 자연의 멋과 맛이 다 다르듯이 우리 인간도 사시사철 그 느낌과 도리(道理)와 할 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존재한다고 봅니다. 풍족과 풍요의 이 아름다운 계절에 몸도 마음도 살찌울 수 있는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기회로 만들어 보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편집인 기자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 새롭게 아름답게 찾아온 ‘2

문경시 베트남 까마우성 계절근로

문경시 점촌점빵길 빵 축제 특별

점촌 원도심에서 제2회 점촌점빵

문경시장애인주간이용시설 장애인

영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

문경시보건소 찾아가는 감염병 예

문경교육지원청 중등 신규 및 저

문경시보건소 심뇌혈관질환 예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문경사무소

창간사 - 연혁 - 조직도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 원격

 상호: 주간문경 / 사업자등록번호: 511-81-13552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2길 38(점촌동) / 대표이사: 남정현 / 발행인 : 남정현/ 편집인: 남정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정현
제호: 인터넷주간문경 / 등록번호: 경북 아00151 / 종별: 인터넷신문 / 등록일 2010.10.28 / mail: imgnews@naver.com / Tel: 054-556-7700 / Fax : 054-556-9500
Copyright ⓒ (주)문경사랑.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