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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지고(一人之苦) 만인지락(萬人之樂)

2009년 10월 19일(월) 07:28 [주간문경]

 

김안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간문경신문

중국 고대 삼황 오제의 한 분인 요(堯) 임금은 재위 50년(B.C. 2367 ~ B.C. 2317)에 선정을 베풀어 만 백성을 편안케 한 훌륭한 분이셨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의 아들 단주(丹朱)는 극히 어리석고 모자라서 제왕의 자질을 갖고 있지 못하였다. 그는 자기 만의 안락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괴로워도 좋다는 ‘일인지락(一人之樂) 만인지고(萬人之苦)’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극단의 이기주의자요 자기 중심형이었던 것이다. 아버지 요 임금은 고민하다가 도저히 그 아들에게 제위를 세습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당시 효자로서 이름이 난 요중화(姚重華)에게 그 위를 선양하니 그가 바로 순(舜) 임금이시다. 그리하여 요와 순은 태평성대의 정치를 했으니 우리는 이 시대를 요순시대라 부르고 선정(善政)의 귀감으로 삼는다.

‘일장공성(一將功成)에 만골고(萬骨枯)’라는 말이 잇다. 한 사람의 장수가 큰 공을 이루는 데는 수많은 장졸의 죽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영광과 부귀와 영달이 있기까지는 숱한 사람의 희생과 비극이 뒤따르는 법이다. 이름 없이, 때로는 값 없이 죽어가고 신음한 장병과 백성이 만물의 영장인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많았던가? 그리고 선진국의 부와 영광을 위해 희생되고 착취된 식민지 국가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와 같은 슬프고도 불공평한 현상은 전제국가나 제국주의 시대에만 있었던게 아니라 개명된 오늘날에도 수많이 일어나고 있다.

하나의 기관이나 단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자기 만의 만족을 위해 구성원 모두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례를 자주 본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전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 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더 잘살고 더 높이 영달을 하는 경우가 많을 때는 ‘일인지락 만인지고’의 생활철학은 더욱 확산되어질 것이다. 사회의 풍토와 문화가 그렇게 조성되고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앞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며, 이것이 점차 확산되어 일반화되고 보편화될 때, 그리고 이렇게 처신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빨리 발전하고 더 큰 업적을 남길 때, 이 사회는 ‘일인지락 만인지고’라는 좋지 않은 풍토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고생으로[一人之苦] 수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萬人之樂]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애써 노력하고, 또 그러한 사람이 더욱 존경받고 더 잘 사는 원리가 그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하겠다. 이것이 바로 인간 사회를 위한 덕망이자 개인이 살아가는 참된 보람이기도 하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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