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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아름다워

2009년 10월 19일(월) 13:11 [주간문경]

 

김규진

재경호서남초등학교 동창회장
(주)온고을여행사 회장
본보 고문


ⓒ 주간문경신문

“행복했던 지난 날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는 구절을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오늘의 현실이 고통스럽고 마음이 외로우며 허전하면 지난 날의 행복했던 추억만이 마음을 달래준다는 것이다. 오로지 과거만이 행복하다고 믿는다면 현재는 불행하다는 마음의 증거일 뿐이다.

마음이 불행에 쫓기게 되면 마음은 자연히 그 옛날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 속으로만 향해서 달리게 되고 현실은 부정하고 싶어진다.

추억은 회상할 때, 아름다워서 빙긋이 미소를 지을 수 있어야만 멋진 것이다. 추억에만 사로잡혀서 꼼짝 못한다는 것은 피로의 증거이며 앞으로 살아나가는 기력을 잃어버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첫사랑. 누구에게나 첫사랑에 대한 젊은 날의 풋풋한 추억이 있다.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더라도 추억으로서 건강하게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추억을 지배할 수 있어야만 과거는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며, 오늘을 더욱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이 오히려 과거의 고통을 달래 준 경험을 나는 얼마 전 경험한 일이 있다.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로 봉평을 찾았다. 나는 문득 30년 전 젊은시절로 되돌아 갔다. 아무것도 가짐없는 속에서도 즐겨 찾았던 완행버스를 타고 걷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의 여름휴가를 보냈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오늘이 지난날 가난한 시절의 추억들을 차분하게 달래주고 있음을 마음 속에서 확인하는 순간을 느꼈던 것이다.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추억이 행복했든지 고통스러웠든지 그 추억을 잘 회상하면서 그 추억을 기틀 삼아 내일을 새롭게 하는 마음을 잊어버리게 된다. 우울증 환자들은 추억만 의존하여 살뿐 추억을 뛰어 넘을 수가 없기 때문에 추억의 노예가 될 뿐이다. 과거에만 집착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건강 하고 불건전 한가?

오늘이나 내일의 생활보다 지나가버린 생활만을 즐기려 한다면 이것은 살아 있는 송장일 뿐이다.

추억은 혼자 마음 속에 감추어 두고 이따금 음미하면서 보다 더 적극적인 삶을 사는데 어떤 바로미터가 될 일이지 자기가 가진 추억만이 소중해서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 그 추억은 오히려 죄악이다.

노년이 되어갈수록 그 옛날 젊은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그러나 기억력이 없어지는 노인들은 추억이 없어지고 추억은 침묵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노인에게 말이 없는 것은 추억이 이미 그들의 가슴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갱년기나 노년기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경험들 중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만을 즐기려 하지 말고 고통스럽고 불행했던 추억들도 같이 회상하여서 하루 하루를 그 추억들을 밑바탕을 삼아서 다시 한번 멋진 인생을 살아보아야 할 것이다.

추억은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추억은 고통이 아니고 젊은 날의 상속받은 재산이 되어야 한다. 허나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즐거운 추억보다는 뭉쳐있는 단체를 잘 활용해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일이다. 오는 18일은 주흘산에서 문경산악체전이 열린다. 재경호서남산악회는 3년 연속 최다 참가상에 도전한다. 고향동문과 재경동문이 힘을 합해 호서남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편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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