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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대 선생(淸臺 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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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4일(금) 17:2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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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 주간문경 | | 얼마 전 문경시민체육대회 및 문화제가 공설운동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었다. 그때, 개막식과 함께 성화봉송이 있었다. 그런데 그 성화의 채화지(採火地)가 문경새재 성황당 산신각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듯하다.
문경시는 매년 문경문화제를 하루 앞두고 행사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유제를 올려왔다. 성황당 산신각이 있는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鎭山)이다. 그래서 조선시대부터 국가의 안녕을 위해 ‘소사(小祀)’라는 제사를 지내왔다. 고유제는 문경문화원 향토사연구소에서 복원한 문경시의 무형문화(無形文化)로써 제례는 문경시장, 문경시의회의장, 문경시교육지원청장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안녕하세요.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낯선 이의 인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는 고향이 근암서원이 있는 산북면 서중마을이 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청대 권상일 선생이 저희 할아버지입니다.”
청대 권상일은 1710년 과거에 급제하여 울산부사 등의 지방관직과 부제학 등 중앙관료를 역임한 조선 후기 영남을 대표하는 산북면 서중마을 출신의 학자이면서 관료였다. 그러나, 관직을 수행하기보다 고향에서 학문을 배우고 가르치기를 더 좋아하였다.
청대 선생은 1702년 1월 1일부터 1759년 7월 1일까지 57년간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에는 당시의 다양한 생활상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선생의 단면을 들여다보자.
선생은 1709년 9월에 향시(鄕試)에 합격하였다. 그 무렵 전염병이 지역에 성행하였는데 그럼에도 김룡사의 양진암에 들어가 공부에 전념하였다고 일기에 적혀 있다. 일기에는 거접(居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거접은 유생들이 산사(山寺)와 서원 및 향교 등지에서 함께 숙식하며 경전을 읽고 글을 짓는 것을 말한다. 일기를 통해 선생이 우리 지역의 대승사와 김룡사, 그리고 오정사 등지에서 공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선생의 선대를 살펴보면 9대조 권징이 과거에 급제하였다. 그리고 6대조 권대기와 5대조 권우 등 후손들이 공부에 전념하여 유학자로서의 면모를 넓혔다. 선생은 7세부터 집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가숙(家塾)이라고 한다. 그는 조부(祖父)인 권이칭(權以稱)으로부터 글을 배웠다.
권이칭은 당시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유학자였던 부훤당 김해와 시문(詩文)을 나누며 교우한 유학자였다. 김해는 선생의 조부인 권이칭의 도움으로 현재의 서중마을 생가에 터를 잡고 살게 되었다. 따라서 선생의 학문적 바탕에는 조부와 김해의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살펴보면, 옛 선비들은 시를 일상화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유학자들에게 있어서 한시는 지금의 시와 같은 작품으로서의 문학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을 한시라는 형식으로 표현하는 삶의 방식, 즉 방편이었다.
선생은 증광 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 권지부정자에 제수되었다. 그리고 급제 후 고향에서 친구들이 그의 등과(登科)를 위해 마련한 아회(雅會)에서 시 한 수를 지었다.
“오늘 자리 모인 친구들 고상(高尙)한데/ 함께 공부하던 수고로움 잠시 잊었네
먼저 만리 큰 바다 길을 나서지만/ 곧 그대들도 봉새 깃을 치며 날아 오르리”
선생은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의 수고로움을 위로하며 머지않아 과거 급제를 소원하는 시를 지었다. 시에서 평소의 성품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해 본다. 이렇듯 선생이 적은 일기의 면면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떠올리며, 새삼 우리 지역의 모습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제 곧, 선생도 즐겨 찾았을 주암에서 2025년 주암정음악회 ‘주암아회(舟巖雅會)’가 열릴 예정에 있다. 겨울의 문턱을 넘기 전, 옛 선비들의 아회를 떠올리며 지역문화의 멋과 여유를 함께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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