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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암연화(舟巖蓮花) 전(展)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위에-

2025년 06월 10일(화) 17:35 [주간문경]

 

 

↑↑ 정창식
문경문화원 부원장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대표
법무사

ⓒ 주간문경

 

갤러리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에는 작은 화단(花壇)이 있다. 그곳에 봄꽃은 지고 여름꽃이 피고 있다. 달맞이꽃과 수국 그리고 우단동자 꽃들이다. 이웃집 담 너머에 능소화나무가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가지 끝에 둥근 꽃망울이 맺혀 있다. 능소화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다. 살펴보면, 주암정은 연꽃과 함께 능소화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지역의 사진작가들로부터 받은 주암정 사진들을 확인하는 중이다. 작가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주암정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어찌하였던 주암정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자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주암정에 대한 우리 지역 대표 시인들의 감성은 어떨까.

“산으로 올라가던 배/ 기슭에서 멈추어 돌아보니/ 멀어진 바다/ 너무 많이 와버렸네….”

수필가이기도 한 조향순 시인의 ‘주암정 스토리’에서 주암(舟巖)은 바다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려던 배였다. 너무 많이 와버린 사실을 자각하고 멈춰버린 주암은 사실 오랜 세월 물을 잃었었다. 흐르던 금천(錦川), 즉 금강(錦江)이 물길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물을 채워 넣었으나 주암은 이미 작은 연못에 갇힌 뒤였다. 산으로 갈 수 있었던 배는 기껏 연못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시인은 주암정에서 젊은 날 꿈을 엿보았던 것일까. 시의 끝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바위로 멈춰버린 꿈 위에/ 나비 한 마리 내려 앉아 다시/ 살아보자 하네….”

우리 지역출신의 대표적인 시조 시인 권갑하 선생은 지난해 서울 인사동에서 달항아리 그림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 또한 주암정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노래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흘러야만 강이던가/ 떠나야만 사랑일까/ 그늘도 없이 연꽃은 햇살 속 피었다 지네/ 머물 줄 몰랐던 마음/ 이젠, 떠나도 되겠지”

바다를 떠난 산으로 올라가기를 소망하다 주저앉은 바위의 꿈을 시인은 다독이고 있다. 흐르지 않아도 굳이 떠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있어도 그냥 좋지 않냐고 토닥이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시조의 제목도 ‘정자 한 채 올렸으니’로 지었나 보다.

이쯤에서, 민병찬 시조 시인의 주암정(舟巖亭) 시도 한 수 듣고 지나가자.

“…비단내(錦川) 감아도는 배바위에 덩실 앉아/ 푸른 숲 그늘 속에 시 읊으며 노닐던 집/ 청초한 그 젊은 선비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나….”

주암은 그 옛날 청초한 젊은 선비들이 배바위에 덩실 앉아 푸른 숲 그늘 속에 시 읊으며 노닐던 그런 곳이었다. 그런 주암을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찾지 않고 있다.

여름이 다가왔다. 주암정에는 능소화가 주황색 꽃망울을 수줍게 물들이고 멈추어버린 배를 위로하듯 연꽃이 필 것이다. 아마도 그때쯤일 것이다. 7월 7일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문경문화원 전시실에서 주암정사랑회가 주관하는 주암정 작품 전시회,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 위에’ –『주암연화(舟巖蓮花) 전(展)』이 열릴 예정에 있다.

그래서 지금 주암정을 소재로 한 우리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 즉, 회화, 사진, 시, 서예, 어반스케치, 퀼트, 캘리그라피 등이 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창 서두르고 있다. 귀한 작품들을 선뜻 내어준 지역 작가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참, 같은 달 10일경에는 문경문화원 다목적실에서 주암정 관련 학술강연회도 예정되어 있다. 지역 인문학의 번성을 소망하는 시민들의 더없는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주간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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