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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지용(有器之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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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문화원 신년경구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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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1일(화) 16:49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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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이때쯤이면 우리에게 다시 주어진 시간들을 잘 보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문경문화원의 신년 경구(警句)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문경문화원 부설 문경학연구소(구 향토문화연구소)는 새해가 되면 지역 단체 등의 의견을 들어 신년경구를 정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연구위원들의 토의와 논의를 거쳐 노자의 도덕경 11장에 나오는 쓸모없음의 쓰임을 비유하는 ‘유기지용(有器之用)’으로 정했다고 한다.
‘유기지용’을 그대로 해석하면 “그릇의 쓰임은 ○○에 있다”이다. 그렇다면, 이 문장은 ○○라고 전제되는 그 무엇이 빠져있다. 그래서 ‘유기지용’ 그 자체로는 미완성이다.
노자는 이를 ‘당기무(當其無)’라는 말로 수식해 두었다. 당기무는 ‘마땅히 그 없음, 무(無)’를 말한다. 그래서, 유기지용과 당기무를 연결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의미는 ‘그릇의 쓰임은 비워있는 그 없음(無) 즉, 음식을 담기 위해 비워 둔 그 공간에 있음’이다.
이제, 도덕경 11장의 전체적인 글을 읽어보자. 노자는 그릇을 만들기 위해 흙을 빚는데, 그릇의 쓰임은 마땅히 비워진 그 공간(無)으로 유용하다고 했다.
같은 의미로 다른 예도 들었다. 수레바퀴를 살펴보면, 수십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실통으로 모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바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이유가 무엇때문일까. 그렇다. 노자의 설명에 의하면 바퀴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바퀴살들이 모여있는 살통의 텅 빈 공간(無)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房)도 마찬가지이다. 방문과 창문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그 비워진 문들에 의하여 방의 쓰임이 생겨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로움을 위해 만든 사물의 유용함은 비워져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공간, 즉 무(無)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살펴보면, 이러한 예들은 주변에 적지 않다. 정자도 그렇다. 정작 쓸모 있는 것은 정자 그 자체가 아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정자 안의 비워있는 공간, 그 자리가 우리에게는 가장 유용한 것일 수 있다. 자연과 함께 그곳에 있을 때 우리들은 치유되고 충분히 충전될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정자는 노자의 유기지용(有器之用)의 도(道)를 배우는 공간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게 된다.
장자는 노자의 유기지용(有器之用)을 발전시켜 ‘무용지용(無用之用)’을 만들었다.
바로, 쓸모없음의 쓰임이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여기는 것들이 정작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이는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옛부터 고향을 지키는 것은 뒷산의 오래된 소나무라고 했다. 그리고 늙은 아버지를 모시는 사람은 출세하지 못한 자식이라고 했다. 그 보잘것없고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에게서 우리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용함과 가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연일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이 겨울이 언 듯 불편하고 무용하다 할 수 있겠지만 봄의 안온함과 한여름의 성장(盛裝)을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새해 언저리에서 문경문화원의 문경학연구소에서 을사년 새해 신년경구로 정한 유기지용(有器之用)을 되새겨 본다. 더불어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으로서 무용(無用)의 쓰임을 다시 한번 궁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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