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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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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8일(금) 17:5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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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필 상담심리센터 센터장 이종필
010-8973-0470 | ⓒ (주)문경사랑 | |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 2번 게이트 앞 벽면에 지난 주 걸려있던 글이다.
“왜 암에 걸렸는지 묻는 환자에게 의사는 말합니다. 암은 사고와 같다고, 이 말을 믿어야 암과 싸울 힘이 생긴다고..., 나 역시 사고로 받아들이고 나서야 처리할 일 하나쯤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걸려야 한다면 나였어야 했습니다. 평생 마음고생하며 사신 엄마도 아니고 이제야 마음 편히 사신다는 아빠도 아니고 아이를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언니도 아니고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동생도 아니고 나라서 다행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니 귀여운 사명감도 듭니다.
한없이 이기적인 나였기에 이런 생각이 낯설게도 느껴집니다.
뜨겁게 올라오는 진심 어린 ‘다행’이라는 단어가 내가 제법 사랑을 아는 사람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런 나에게 남편은 ”난 너만 아니면 돼“ 라며 울먹입니다.
암은 이렇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합니다.”
어디에서, 인용한 글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슴에 뭔가 쿵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마 지난 몇 달 동안 암환자와 그 환자가족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며 만난 분들에게 받은 느낌이 있어 이 글이 나에게 크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이 4배에서 10배나 높다고 하는 통계가 있다.
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엄청난 불안과 공포가 엄습해 온다.
자꾸만 예민해지고 불면장애 등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짜증이 올라오고 무망감(無妄感)이 자신을 지배한다.
큰 변화가 환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다가와 뭘 해야 될지 어쩔 줄을 모른다.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친구나 주변에 알리는 것도 많이들 꺼려한다.
“괜찮아” “힘들겠다.” 하는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관심이 환자를 더 부담스럽게 하고 힘들게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전문병원을 잘 찾아 치료계획을 세워 주치의 말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족역할을 재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누구든지 하던 역할이 있었을 것이고 빈자리는 티가 난다.
무엇보다 상황의 안 좋은 소식도 진솔한 공유가 중요하겠다.
그리고 환자가 겪는 경험과 생각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이 힘든지, 내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원하는가? 를 분명히 알아야 되는데 같이 있지만 대화가 없는 경우들도 많다.
가족은 좋은 음식을 해주는 데 환자는 속이 좋지 않아 먹기가 거북하다.
어떤 분들은 또 죄책감, 미안함에 힘들어 하며 스스로 자책하는 분들도 있다.
자책 대신에 고마움을 나누면 좋다.
환자가족의 슬기로운 간병생활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간병을 배우자가 혼자 하는 경우들을 많이 본다.
독박간병은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와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어 다른 가족들과 구체적으로 역할을 나눠서 하는 게 좋다.
카톡 문자가 하나 왔다.
환자가 과거의 서운함이나 지난 일을 트집 잡아 화를 자주 내고 원망하는 데 어떻게 대해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내가 걸린 지금 이 병이 당신이 젊었을 때 내 속을 그렇게 썩여서 그런 거야, 당신 때문에, 당신 집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
원망의 화살이 타인을 향하고 있다는 거였다.
환자가 이야기 하는 것이 사실일 수 있겠지만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을 수 있다.
거기에 반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함께 울어주고 잘못한 게 있다면 용서를 구하는 것이 좋다.
옆에 있어주기, 아무 말 말고 손잡아주기, 끝까지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하다.
다른 가족이 암에 안 걸리고 ‘나라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왠지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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