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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抹茶)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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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화) 17:38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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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어린이날 모심정에서 전통혼례를 주관했어요.”
우리 지역의 명연예다원 원장이면서 (사)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애란 차인(茶人). 백자 다관에 말린 찻잎을 우려내는 동안 그이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 지역의 어떤 젊은이로부터 전통혼례 부탁이 들어왔다고 한다.
평소에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이기에 승낙은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꼼꼼히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두 집안의 평생의 경사였기에 실수하면 안 될 듯했다. 성균관예절문화연구소에 고증을 부탁하고 함수호 풍물패에 축하공연을 섭외했다. 그런데 혼례날에 갑자기 비가 왔다. 난감했지만 폐백까지 잘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그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차인이다. 지난 달, (사)세계기독교차문화협회회장인 김태연 원장과 공저(共著)인 책을 세상에 내었다. 말차(抹茶)의 역사를 정리한 ‘천년 전통의 말차이야기’ - 『한중일 말차 문화』라는 책이다.
그이는 대학원에서 ‘고려시대 동북아시아의 말차 문화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마디로 차에 관해서는 해박한 전문가인 셈이다. 책은 논문의 내용이 바탕이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말차는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의 음용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 그이는 책에서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던 우리나라 고유의 차 문화 중 하나였음을 밝히고 있다.
“돌을 쪼아 나무활의 수례를 빙빙 돌리니/ 한쪽 팔뚝이 번거롭구나….”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의 시(詩)에 찻잎을 맷돌에 갈아서 가루로 만드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이 나온다. 이른바 차맷돌의 등장이다.
차맷돌에서 갈아낸 찻가루를 비단으로 만든 체로 곱게 치는데, 이때 가루차 즉 말차(抹茶)가 완성된다.
“꽃무늬 자기에 손수 점다하니 색과 맛을 자랑하누나.”
이규보는 가루를 낸 차를 아름다운 꽃무늬 도자기 그릇에 직접 점다(點茶)하고 맛을 보았다. 점다는 찻가루가 끓는 물에 잘 풀어져 거품이 일어나도록 휘젓는 것을 말한다.
요즘, 차인들이 입이 넓고 바닥이 좁은 다완에 차선(茶扇)으로 휘젖는, 즉 격불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사실 이 일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거품이 잘 일어나도록 휘젖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해야 한다.
“… 대숲에서 딴 고급차를 가루 낸 것을 찻사발에 넣어 설유(雪乳)를 휘날리듯 쉬지 않고 점다(點茶)하는 것을 보았다.”
고려말의 문신 이연종은 소년 시절에 어느 절에서 승려들이 유희의 일종으로 하는 명전(茗戰)놀이를 구경했다고 한다. 명전은 차의 맛을 서로 비교하여 평하고 겨루는 투차(鬪茶) 놀이였다.
그이는 고려시대에 앞섰던 말차 문화는 문인들의 시에서 엿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차를 마시는 일이 다반사(茶飯事)였음에도 현존하는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듯 시를 통해서라도 일부를 짐작할 수 있음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우리 고유의 말차 문화를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음은 다만 그이의 열정과 정성 덕분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좋아해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했어요.”
며칠 전 전통혼례를 치렀던 신혼부부가 직접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갔다 한다. 적당히 우려낸 차를 백자 찻잔에 따랐다.
함께 음(飮)하면서,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를 전하는 그이의 선(善)한 영향이 늘 한결같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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