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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동진(和光同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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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09일(화) 17:14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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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 (주)문경사랑 | | 지난 연말 갤러리 문경에서 서예 전시가 있었다. 우리 지역 출신의 서예가 청운(靑耘) 김영배 작가의 전시였다. 작가는 서울 인사동에서 ‘청운서예전각예술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초정(艸丁) 권창륜 서예가에게서 사사(師事)받았다고 한다.
그는 회갑을 맞아 지난해 시월 인사동에서 회갑전을 열었다. 전시회의 부제는, ‘붓과 칼끝에서 피어난 꽃’, 즉 ‘도필생화(刀筆生花)’였다. 이어진 ‘갤러리 문경’ 전시는 아마도 고향인 문경 시민들에 대한 작가의 회갑 인사인듯했다.
전시장을 찾았다. ‘갤러리 문경’은 문경시보건소 아래에 위치하고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곳이다.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미 적지 않은 지역작가들과 예술단체에서 이용하고 있다.
몇 번 전시장을 찾았었기에 공간이 익숙했다. 입구에 있는 작품은 전각(篆刻)이었다. 일반적으로 서예가들은 전각에 낯설지 않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서예가 경암 김호식 작가도 서각 등에 서예 못지않은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인터넷을 통해 접해 보았는데 전서(篆書)체가 주를 이루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글자를 대입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면 화할 화(和)는 벼 화(禾)와 입 구(口)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물의 모습을 상형화한 전서는 낯설어서 글자를 읽기가 쉽지 않다.
‘중화(中和)’라는 글자에서 화(和)의 경우 나란히 쓰지 않고 입구(口) 위에 벼 화(禾)를 올려놓아 잠깐 혼돈이 왔다. 그리고 “돌을 호랑이로 알고 화살을 쏘았다”라는 ‘사석위호(射石爲虎)’는 그림과 다르지 않았다.
전시작은 아니지만 도록에 있는 ‘향(享)’ 자는 서예가 미술(美術)과 상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상부를 진한 먹으로 쓰고 아래 부분을 담묵(淡墨)하게 처리하여 마치 누각의 그림자가 호수에 비쳐지는 형상이다. 서예가 초정은 이 글씨에 특별한 품평을 했다.
작가의 초서체 작품으로 눈에 띄는 글씨가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글귀인데 ‘수류화개(水流花開)’가 그것이다. “물 흐르고 꽃 피다”라는 불교적 표현인데, 초정은 이 글씨에 대해 “개결(介潔)하며 청아(淸雅)하다”라고 칭찬했다. 깔끔한 듯 멋 부리지 않아 군더더기 없는 글씨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 전체를 쓴 대형 작품에서 작가의 글씨가 돋보이는 듯했다. 그런데, 적벽부 맞은 편에 ‘화(和)’로 시작되는 전서체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네 글자인데, 마지막 글자가 사슴의 형상을 닮았다.
궁금해서 설명서를 보니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고 쓰여있었다. 노자의 도덕경 제4장에 나오는데 원문은 ‘화기광(和其光) 동기진(同其塵)’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작가의 설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와 같이 하다.” 더 풀어보면 “자신의 덕과 재능을 숨기고 세상과 같이하며 속세에 어울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라고 한다. 이 글과 함께 사용하는 글자가 같은 도덕경 58장에 나오는 ‘광이불요(光而不耀)’이다.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다”라는 이 글은 화광동진(和光同塵)을 완성하는 어미이면서 ‘화광동진(和光同塵)’을 수식하는 형용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글은 세상 사람들과 화합하면서도 동화하지는 않는 군자(君子)의 마음가짐을 강조한 ‘화이부동(和而不同)’과 그 의미가 닿아있는 듯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유교의 경전인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이다.
어쩌면, ‘화광동진(和光同塵)’은 자신의 뜻을 세움에 있어 주변 사람들과 조화롭게 일을 꾸려야 한다는 의미도 있을 듯했다. 그래서, 새해 갑진년 스스로를 살필 경구(警句)로 잘 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하여 새해 우리 지역작가들의 다양한 전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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