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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2023년 08월 10일(목) 14:06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정창식사무소 대표

ⓒ (주)문경사랑

 

“○○이 아니라?”

구순이 넘은 어머니에게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 그러면 어머니는 “누구 아니냐?”고 되묻는다. 물론, 다른 이름을 대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다른 가족은 잘 모르지만 어머니는 내가 누구인지를 이름으로 답해준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함께 했다. 집을 떠나있었던 십대 후반과 이십 대를 제외하고는 그랬다. 결혼하고 몇 년 후부터는 줄곧 함께 지내왔었으니 그게 사십 여 년의 세월이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는 곁에 있지 않다. 지난달 부터 시내에 있는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알츠하이머’ 병(病)을 앓고 있었다. 아침부터는 주간요양보호센터에서 돌보고 저녁에는 직접 봉양하는 세월이 칠 년 여가 되었다.

“내가 할께. 당신은 식사준비만 해줘.”

어머니가 혼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지 못할 때쯤 안해에게 말했다. 그때, 김천으로 매일 출퇴근을 하던 처지였지만 그 일만은 내가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안해에게 당부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헤아림이 부족하여 화가 잦고 분별하는 마음으로 감정에 휘둘리어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동네 어른들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우리들을 칭찬하곤 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며느님을 어버이날 효부상으로 추천하려고 해요.”

담당 직원의 말에 의하면 동네 노인분들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안해에게 상(賞)을 추천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안해에게 전했더니 안해는 ‘그건 아니다’라고 하면서 상을 사양했다.

오래 전 봄날이었다. 진달래가 붉게 피고 연녹색 봄색(春色)이 온 산을 덮고 있었다. 그때, 건강했던 어머니와 함께 윤필암을 찾았다. 어머니는 아침저녁으로 성모송을 독송하며 성호경을 긋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지만 아름다운 산사의 풍경을 보고 소풍 온 듯 좋아하였다. 그리고, 주머니에 꼬깃하게 넣어둔 돈을 비구니 스님들에게 직접 드렸다. 그 후 간혹 윤필암 스님들로부터 받은 과일 등을 집에 가져오면 어머니는 “내가 돈 주었다고 주는 갑다.” 하면서 좋아하셨다.

김수환 추기경은 어머니를 기리는 글에서, 어머니가 평소에 당신이 소천하는 날을 예수님의 수난을 기리는 사순절에 그것도 성모님을 기념하는 토요일에 가시기를 원하셨다고 하였다. 당신의 두 아들을 카톨릭 신부로 키운 추기경의 어머니는 원하던 대로 그 철에, 그 날에 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가신 날에는 중풍으로 누워 계셨던 병상에서 일어나 방 벽에 걸린 십자가를 떼어 들고 성당에 가서 십자가를 손에 꼭 잡은 채 기도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잘 먹고 그날 밤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글에서 추기경은 당신이 소망하신 대로 임종하신 모습을 보고 그렇게 울지 않았었다는 소회를 적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어머니를 돌보았으나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잠깐 보곤 온다. 사실, 어머니는 당신이 건강했을 때 요양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에 대해서 두 가지 소망을 가졌다.

첫째는 당신이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의 첫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다만 당신이 믿고 의지하였던 주님의 품에서 평안하기를 소망할 따름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아름다웠던 봄날에 윤필암 큰스님이 어머니에게 “보살님은 좋은 봄날에 떠날거에요.”라고 덕담했던 그 말씀이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때 어머니의 얼굴이 참으로 평안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소망은 꼭 이루어졌으면 한다.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어머니도 내 손을 꼭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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