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매창소월(梅窓素月)
|
|
2023년 07월 21일(금) 17:06 [주간문경] 
|
|
|

| 
|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법무사 | ⓒ (주)문경사랑 | | 오랜만에 서예가 경암 김호식 선생과 연락이 닿았다.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 개관 하루 전이었다. 선생은 개관을 축하해주면서 짓궂게 물었다.
“제 작품도 전시됩니까?”
초대장에서 전시되는 작가의 면면을 알고 있으면서도 짐짓 묻는 말이었다. 그리고 전시할 작품이 있느냐고 물었다.
경암선생은 2020. 6월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생애 최초의 개인전 ‘첨전고후(瞻前顧後)展’을 열었다. 그때 선생의 작품 몇 점을 구입했었다.
하나는 ‘성심화기(誠心和氣)’이고 또 하나는 ‘심청사달(心淸事達)’이다. 심청사달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글이다. “마음이 바르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라는 의미인데, 그 뜻이 좋아서 늘 곁에 걸어두고 있다. 그런데, 위의 작품들은 전시 공간에 비해서 작은 듯했다.
그래서 선생과의 첫 인연으로 받은 글씨 ‘난득호도(難得糊塗)’를 전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선생의 필력을 지역민들에게 알릴 마땅한 작품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다소 있었음이 사실이었다. 그때, 얼마 전에 출품했던 작품을 전시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였다.
“매죽헌 성상문이 양평대군에게 화답한 시제(詩題)입니다.”
행서로 쓴 ‘매창소월(梅窓素月)’이라는 글씨였다. 선생만의 서체를 화기롭게 구성한 글씨였다. 액자에 표구된 작품은 한겨울 밤의 달빛이 창가에 핀 매화를 비추는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 선생의 서예 구성은 남다른 면이 있다.
화선지의 중심에 글씨를 쓰고 오른쪽에는 원문에 해당되는 내용을 한글로 풀어쓰고 왼편에는 원문의 한문을 필기체로 적었다. 자칫 한적할 수 있는 공간과 여백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이다.
“溫溫人似玉(온온인사옥) /藹藹花如雪(애애화여설)”
성삼문은 조선 단종때의 문신으로 사육신의 한 사람이다.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安平)대군의 부탁으로 위 시제의 화답시를 썼다고 한다.
안평대군은 자신이 살던 수성동(水聲洞) 사저의 이름을 세종대왕으로부터 하사받는데 그 이름이 비해당(匪懈堂)이다. 그리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48곳을 당대의 학자들에게 시제로 주어 답시를 받았는데, 그것이 지금도 일부 남아있는 ‘비해당(匪懈堂) 48영(詠)’ 이다.
“사람은 따스하기가 옥과 같고, 부드러운 꽃은 눈과 같이 포근하네.”
어쩌면 저 시에서 사람(人)은 안평대군인 듯하다. 대군의 인품을 매화에 비유하여 치켜세웠음이라.
“相看兩不言(상간량불언) /照以靑天月(조이청천월)”
그 둘은 서로 바라보면서 말이 없다. 그때, 푸른 하늘(靑天)의 달빛이 이들을 비추고 있다. 달빛이 비추는 창가의 매화를 바라보는 어진 이의 모습을 간결하게 표현한 발군의 시다.
선생의 작품 ‘매창소월’을 창문이 바라보는 전시장의 벽에 걸어놓았다. 마침 창가에는 가은요 박연태 작가의 작품 분청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었다. 마치 푸른 하늘에 떠 있는 낮달 같았다. 문득, 누군가 그 작품 앞에서 감상한다면 성상문이 지은 위 시에 나오는 성품이 온화(溫化)한 안평대군이 되어 있으리라고 감히 짐작하여 보는 것이다.
이제,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이 개관되었다. 우리 지역민들에게 지역작가들의 예술작품과 지역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든 공간이다. 누구나 그곳에서 우리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고양하였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비록 소소하지만 매창소월(梅窓素月)의 저 싯구처럼 온온(溫溫)하고 애애(藹藹)한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궂은 날씨임에도 ‘문경공간-아름다운선물101’을 축하해 준 인연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복혜(福慧) 무량(無量)하시길.
|
|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