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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民畵)

2022년 12월 20일(화) 17:13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조선시대 후반에 유행하던 그림 중에 책가도(冊架圖)가 있다. 책가도는 책과 책거리 등을 그린 그림이다. 책거리는 책과 관련된 기물(器物), 즉 문방사우(文房四友)로 통칭되는 붓과 종이, 벼루, 먹 등 그리고 화병과 도자기 등을 더하는 말이다.

이 책가도를 보면 그 구성과 표현에 놀라곤 한다. 옛 그림이지만 현대적인 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책을 넣는 책장의 모습이 이채롭다. 책장을 상하좌우 규칙적으로 만들지 않고 가로세로 불규칙하게 배치하고 있다. 마치 서양회화의 모자이크와 유사한 프레임이다. 그와 같은 배치에서 오는 느낌은 이국적이면서 묘한 긴장이다.

또한 책을 쌓아놓은 그림방식도 일반적인 시각의 평면구성을 무시하였다. 평면적 시각과 측면적 시각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식 밖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위에서 그리고 옆에서 또는 정면에서 바라보는 그림이 동시에 표현되어 있는데 책가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책가도는 선비의 공부방에 병풍으로 쳐놓거나 벽에 치장하는 그림이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서 세상의 현상과 이치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일깨우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한다.

“민화(民畵)에는 책가도뿐만 아니라 신사임당이 그렸던 초충도(草蟲圖), 궁중의 화원이 그린 일월오봉도, 모란도 등을 포함합니다.”

모전동에서 석채당(昔彩堂)이라는 이름으로 민화연구실을 운영하는 김연화 작가는 오래전부터 민화에 천착(穿鑿)해 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을 가지고 문인화(文人畵)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화를 접하고부터는 헤어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민화는 아마추어 화가인 이름 없는 작가들이 그린 그림들을 일컫는데 문인화, 풍속화와 구분된다. 우리에게 ‘까치와 호랑이’, ‘문자도(文字圖)’, ‘어해도(魚蟹圖)’ 등의 그림들이 잘 알려져 있다.

“작품 한 점이 완성되려면 이십 일에서 한 달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방색으로 가볍게 채색하는 걸로만 알았는데 작가의 민화를 그리는 화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모양이다.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수많은 채색과 덧칠의 반복과정이 이어진다고 한다.

작가의 휴대폰을 통해 수 차례의 바림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화선지가 중요한데, 이때 채색과 바림과정에서 색이 번지거나 종이가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옻칠한 한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옛 민화의 답습이 아닌 현대적, 즉 모던한 민화로 거듭난 그림들이었다. 오방색으로 그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해석한 일월오봉도와 둥근 원 안에 봉황 또는 고기들이 유영하는 작품들이었다.

열 폭 모란 병풍이 방안 가득 했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데 궁궐에서는 권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꽃과 나비를 그린 화접도는 주변을 환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영남미술대전 초대작가로 민화분야에서는 이미 경계위에 있다. 수많은 초대전과 개인전을 열었고 지금은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구미 등지의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살펴보면, 민화는 한국적인 정서와 미의식이 가장 많이 표현되는 한국적 그림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다. 그래서, 그녀처럼 훌륭한 작가들이 다시 민화를 배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적 토양이 비교적 척박한 우리 지역에서 새롭게 그려내는 민화는 우리의 미적 소양을 확장하고 고양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들을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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