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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산 이야기

2022년 10월 27일(목) 10:52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휴일 문경새재에 갔다. 새재는 단풍이 물드는 중이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로 붐볐다. 주흘산을 보면서 문득, 주흘산의 유래 이야기가 떠올랐다.

“조선 개국 초 나라에서 전국의 산에게 영을 내려 한양의 진산(鎭山)을 모집한다는 명을 내린다. 이 소식을 늦게 들은 주흘산이 한양으로 올라가던 중 이미 주산이 삼각산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낙망해 돌아오다가, 문경새재에서 삼각산이 한양의 진산으로 정해진 데에 대한 삐친 마음으로 한양을 등지고 눌러앉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개국과 주흘산을 연관하여 민간에서 전해져온 이야기이다. 일설에는 한양에서 내려오다가 힘이 들어 문경새재에서 주저앉았다고 하여 ‘주저앉은 산’, 주흘산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와 같이 문경새재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분류해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문경새재는 공적인 교통로로서의 기능을 했다. 조선 태종이 새재에 길을 개척할 당시 전해져오는 ‘새새산신령과 호랑이’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새재는 한양과 동래 그리고 통영을 연결하는 영남대로의 중심축으로 10대 간선도로에 속하였다. 조선통신사의 길을 셋으로 나누었는데 새재를 중로(中路)라고 하여 정사(正使)만 다니도록 할 정도였다.

두 번째, 새재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써 호국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역사적으로 문경지역은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였으며 고려 공민왕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였다. 특히, 험준한 지형은 한양을 지키는 최적의 방어선으로 임진왜란 당시에 이곳을 방어하지 못한 것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 있다. ‘공민왕이야기’, ‘신립장군이야기’, ‘새재성황신과 최명길이야기’ 등이 전해온다.

마지막으로 새재는 일상생활의 터전이기도 하였다. 지금의 상초리와 하초리 마을과 새재 안의 주막촌 주변은 서민들의 삶의 현장이었다. 여기에서 비롯된 이야기들로는 ‘산신령이 살린 호랑이 이야기’, ‘문경새재 도둑잡은 이야기’, ‘일심각 열녀이야기’, ‘농가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한 ‘주흘산이야기’는 어떤 공간적 특성에 해당이 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주흘산이야기’를 좀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에서 “나라의 주산으로 삼각산이 정해졌다고 하여 삐친 마음에서 한양을 등지고 앉았다”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 주흘산은 스스로 한 나라의 주산이 될 정도로 자부심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한양을 등지고 앉은 이유가 무엇일까. 이야기에서는 “삐친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주산이 될 정도의 자부심을 가졌으면서 삐친 마음에 돌아앉았다는 설명은 너무 구차하면서 빈약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렇게 다시 구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 뒤늦게 소식을 들은 주흘산도 열심히 한양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삼각산으로 정해졌다고 하였다. 크게 낙심한 주흘산은 돌아오는 길에 문경새재에 잠시 쉬게 되었다. 높이 서서 주변을 살펴보니 고준절벽이 천혜의 방벽이요, 경치 또한 절경이라, 걸어온 한양 쪽을 바라보니 자기만한 산이 없음을 알고 비록 나라의 주산은 되지 못하였지만 남쪽의 왜적의 침입을 방비할 수는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다른 산들과는 반대로 한양을 지키기 위해 등지고 앉았다.”

사실, ‘주흘산이야기’는 문경새재가 지닌 “군사적요충지로서의 호국의 역할”이라는 공간적 특성에 가깝다. 이러한 특성의 바탕에서 스토리텔링화한다면 주흘산의 유래와 의미가 더 명확해지고 주흘산은 우리에게 더 가까워지게 된다.

문경새재는 다양한 이야기들로 넘쳐있다. 그 이야기들 중에는 스토리로서의 구성에 충실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주흘산이야기’처럼 새롭게 스토리텔링화 할 수 있다면 문경새재의 인문적 자원은 더욱 풍성해 질 수 있을 듯하다. 다시 주흘산을 보았다. 영봉과 관봉 아래로 단풍이 곱게 내려오고 있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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