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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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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14일(화) 16:3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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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을 말한다. 쌀, 보리, 조, 콩, 기장 등으로 이루어진 이 밥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맛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곡밥은 정월대보름날 먹는 밥으로 그해의 곡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기원으로 지은 절식(節食)이다. 그래서 농사지은 곡식을 모두 넣어서 짓기도 했다고 한다.
얼마 전, 시조(詩調)로 지은 오곡밥을 먹어 보았다. 우리 지역 산북면 내화리 출신의 권갑하 시조 시인이 지지난 해 “오곡밥”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내어서였다.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 시조작가이다. 일찍이 주요 일간지의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창작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시조의 품격을 높이며 대중화에 크게 노력하였다.
누구보다 시조 보급을 위한 콘텐츠개발에 앞장서고 이를 위해 고향 문경에 문학의 씨를 뿌려 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2013년부터 시작된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 시조암송 대회이다. 나래시조에서 주관한 이 대회는 회가 갈수록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더하고 있다.
언제였다. 문경문학관(이사장 권득용)에서 현존하는 지역 출신 작가들의 육필 원고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권갑하 시인이 쓴 육필 시조를 보게 되었다. 붓으로 쓴 서예 글씨였는데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붓글씨를 배웠다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의 또 다른 육필 시조를 직접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바램이 켜켜이 쌓일 쯤, 선생에게 부탁을 하였다. 며칠이 지나 직접 쓴 글씨를 받을 수 있었다.
하얀 한지에 단아하면서 먹의 묵향이 농익은 글씨였다. 시의 제목과 시인의 이름이 한지의 가운데에 있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오곡밥” 한 상을 종이에 차려 놓았다.
선생은 2020년도에 같은 이름으로 시집을 내어 “제8회 초정 김상옥 백자예술상 본상”을 받았다.
그가 시조로 지은 “오곡밥”을 감미(感味)해보자. 오곡의 첫머리는 역시〈쌀〉이다.
“한 톨의 씨알로 영근 눈물 같은 목숨임을/ 배 곯아 본 사람은 안다/ ‘쌀’이 ‘살’이라는 것을….”
언론에서 표현한 시집의 부제는 “이토록 아름답고 처절한 ‘맛’이라니”다. 시인은 우리가 일상으로 먹는 아름다운 밥에서 처절한 맛을 동시에 느끼고 싶어 한다. 감각기관을 통한 실질적인 맛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실적 경험에서 비롯된 의식의 저변에 있는 맛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처절히 짓밟힐수록 퍼렇게 일어서/ 농익어도 꼿꼿한/ 까끄라기 자존으로….”
이처럼〈보리〉에서 사용하는 시어의 색깔도 앞의〈쌀〉과 비슷하다.〈조〉는 마지막 종장에서 “…가물던 어머니 젖에 사무치던 이유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선생은 아마도〈콩〉에 대해 깊숙한 통찰을 가진 듯하다. 콩은 조상 대대로 집안에 전수되는 빼놓을 수 없고 변하면 안 되는 입맛을 유지해 주는 오곡 중 하나다.
그래서 초장에서 노래한 “목숨의 뿌리 같은/ 든든한 종부 같은/ 흑간장 하얀 두부 누런 된장 청국장….”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입맛만이 아니다”라는 종장을 서술하기에 딱 맞다.
〈기장〉은 오곡밥을 완성하는 매개다. 첫머리의 〈쌀〉과 〈보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는 완연히 다르다.
“밥 인심이 좋아야지/ 하늘 같은 밥 아닌가/ 계절 따라 체질 따라 어우러진 아홉 나물/ 찰기장 한 줌 더하면/ 약보다 귀한 오곡밥”
그래서 오곡밥은 우리를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맛이 분명하다. 그러나,〈쌀〉과〈보리〉에서 표현된 시어 “눈물”, “처절” 등을 이해한다면 시인이 부제로 정한 “이토록 아름답고 처절한 맛”을 더 잘 알 수 있을 듯하다.
지금 시인은 포암산 하늘재에 있는 “하늘재 문학관”에 머물고 있다 한다. 안부를 여쭤야겠다. 참, 한 상 잘 차려 지은 선생의 육필 시조 “오곡밥”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아름다운선물10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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