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물극필반(物極必反)
|
|
2022년 01월 28일(금) 15:48 [주간문경] 
|
|
|

| 
|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담론(談論)”은 성공회대 석좌교수였던 신영복 선생의 저서이다. 선생은 이미 고인이 되었는데, 최근 고인과 저서에 대한 내용을 유튜브로 듣는 기회가 있었다. 책은 그가 생전에 대학교에서 했던 강의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88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였다. 이 무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년의 수감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우리 집 서재 아랫 칸에 꽂혀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왠지 오랫동안 손이 닿지 않았다. 그보다 입소 전, 어린아이들과의 우연한 만남을 그린 “청구회의 추억”을 먼저 읽었었다. 그 책은 순수한 동화 같은 글이었다.
책의 저자가 선생인 것을 알고 어느 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다시 눈이 갔다. 사실, 그의 책들이 무겁게 느껴졌던 이유는 당시로서는 상당한 지식인이었던 - 그때 그는 서울대학교 졸업 후 숙명여대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교수였었다 - 스무 살 후반의 젊은이가 직면했던 기약 없을 영어(囹圄)의 삶과 그에 대한 좌절과 고통들이 내게 전이되는 듯한 무거운 느낌 때문이었다.
“편지를 쓸 때면 늘 교정당국의 검열을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나약함과 힘든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기에 스스로를 먼저 점검해야 했습니다.”
그는 자기 절제를 통해 가족에 대한 따뜻한 배려심과 여유로운 마음에서 나올 수 있는 유머들을 편지 곳곳에서 보여 주였다. 철저히 통제되고 불안한 감정적 상황에서 이처럼 스스로 의도하는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편지를 쓰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 쓸 글을 완성하고 외워두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수감 중 읽었던 고전으로 대학에서 동양고전을 강의하였다. 그리고 서예를 익혀 “어깨동무체”, “민체” 라는 그만의 독특한 서체를 만들었다. 특히, 모 주류업체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한 “처음처럼”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살펴보면, 우리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대응하고 적응하는 일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해가 되면서 자주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다. 우리들은 어떤 상황을 지나치게 이끌거나 반응할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예상치 못한 의도하지 않은 상황을 맞게 된다. 그래서 물극필반은 모든 일들이 자연의 순리대로 이루어져야 함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수감생활에서 밀려오는 상념들을 정리하며 편지로써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절제하며 주변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았다. 이때 그 순간을 머리에서 가슴으로부터의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표현했다.
노자는 자신이 가진 세 가지 보물 중 하나를 사랑, 즉 “자(慈)”라고 했다.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다음의 보물을 “검(儉)”, 즉 검소함이라고 했다. 검소함은 성찰과 절제에서 비롯되는 덕목이다. 그는 남들보다 한 시간 먼저 일어나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대어 지나온 삶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노자의 마지막 보물은 “함부로 앞에 나서지 않는 것(不先爲)”, 즉 “겸손”이다. 교도소에서 그는 행동하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가슴에서 발로의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실천을 통해서 자신이 예전과 변했음을 자각했다고 하였다.
“교도소에서 오랫동안의 수감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수감생활을 후회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황을 몰아가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순리(順理)로 이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물극필반의 뒤를 잇는 말은 기만즉경(器滿卽傾)이다. “물이 차면 기운다”고 했다. 넘치지 말아야 자연의 순리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지나친 행동으로 낭패를 당하는 예를 보아왔다.
곧 설이다. 그의 책 “담론”을 제대로 읽어야겠다. 무겁게 느껴졌던 마음을 이제는 내려놓고서.
|
|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